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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의 작은 얼룩

by Ariel Da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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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닿은 등 제1부 — 신발의 작은 얼룩

북쪽의 한 도시에 소녀가 있었다. 도시의 이름은 잊혔고 지도에도 더는 남아 있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곳을 눈의 도시라 불렀다. 일 년의 절반은 눈이 내렸고, 나머지 절반은 눈이 녹았다. 강은 좁고 깊었다. 다리는 다섯이었다. 거리에는 자작나무가 늘어섰고, 그 사이로 흰 새들이 낮게 날았다.

소녀의 이름은 아냐였다. 아냐는 할머니와 강가의 낮은 집에서 살았다. 본래 어머니가 자란 집이었다. 어머니는 한때 남쪽의 큰 도시에서 무대에 올랐던 사람이라고 했다. 무대에 오른다는 게 무엇인지 어릴 적 아냐는 알지 못했다. 다만 어머니가 이따금 창가에 서서 발끝을 살짝 들어 올릴 때, 그 짧은 순간 어머니의 몸이 다른 사람처럼 보이던 것은 기억했다. 길어지고, 가벼워지고, 조금 슬퍼지는 모습이었다.

어머니는 아냐가 일곱 살이 되던 해 겨울에 세상을 떠났다. 폐가 약했고, 북쪽의 추위가 그 폐를 더 약하게 했다. 어머니가 남긴 것은 많지 않았다. 빛바랜 사진 몇 장, 외국어로 적힌 편지 묶음, 비단 천에 싸인 분홍색 신발 한 켤레. 신발은 어머니의 발보다 작아 보였다. 아냐는 한참 그것을 만지지 못했다. 손을 대면 부서질 것 같았다.

신발의 리본에는 여러 번 꿰맨 자국이 있었다. 같은 자리를 다섯 번, 여섯 번, 어쩌면 더 많이 기운 자국이었다. 누군가 그 신발을 오래 신었다는 뜻이었다. 아냐는 어머니가 그 신발을 신고 무대 위에서 어떻게 움직였을지 그려 보려 했지만,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 또렷해서 그 이전은 잘 떠오르지 않았다.

아냐가 열다섯이 되던 해, 도시에 처음으로 순회 극단이 들어왔다. 남쪽에서 올라온 사람들이라고 했다. 큰 마차 세 대에 짐을 나눠 실었다. 본래는 더 먼 북쪽 도시로 가던 길이었지만, 일찍 시작된 폭설에 발이 묶여 눈의 도시에서 겨울을 나게 되었다.

그 극단에 한 여자가 있었다.

아냐가 그 여자를 처음 본 곳은 시장이었다. 검은 외투를 입은 키 큰 여자가 모피 상인 앞에서 무언가를 흥정하고 있었다. 아냐의 눈이 그 손에 멈췄다. 손가락이 길었고, 마디가 조금 부어 있었고, 손등에는 가는 힘줄이 도드라졌다. 추운 곳에서 살아온 사람의 손은 아니었다. 무언가를 아주 오래 되풀이해 온 사람의 손이었다.

여자는 흥정을 마치고 돌아섰다. 아냐와 잠시 눈이 마주쳤다. 여자의 눈은 옅은 회색이었고, 표정은 친절하지도 무뚝뚝하지도 않았다. 무언가를 이미 본 적 있는 사람의 눈이었다. 그뿐이었다. 여자는 시장을 빠져나갔고, 아냐는 그 자리에 잠시 더 서 있었다.

그날 밤 아냐는 어머니의 신발을 다시 꺼냈다. 비단 천을 풀고, 분홍색 새틴을 손가락 끝으로 천천히 쓸어 보았다. 코끝은 단단하고, 안쪽은 부드러웠다. 아냐의 발은 어머니의 발보다 컸지만, 신어 보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그 안 어딘가에 어머니의 형태가 남아 있는 것 같아서, 한참을 그렇게 만지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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