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병원 로비,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사랑하는 이와의 마지막을 준비해 본 적이 있는가. 미국 오클라호마 출신의 아메리카 원주민 싱어송라이터 시에라 스피릿(Sierra Spirit)의 「i'll be waiting (pug)」는 세상을 떠난 할머니를 향한 가장 내밀하고도 가슴 시린 작별 인사다. 곡의 부제인 ‘Pug’는 체로키족(Cherokee) 가족들이 부르던 할머니의 애칭이다.
어쿠스틱 기타 선율과 꾸밈없이 담담한 보컬은 이별의 순간에 남겨진 자의 막막함과 지독한 슬픔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덤덤하게 흘러가는 인디 포크 팝의 온기에 기대어, 우리 모두가 언젠가 마주해야 할 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가만히 넘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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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 be waiting (pug) :: Watch on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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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my mother's daughter
And I will go a little farther
Stumbling around the lobby
And bracing for the end
엄마의 딸인 내가 한 걸음 더 나아가면
할머니의 손녀가 되죠
병원 로비를 서성이며
마지막 순간을 준비해요
Pass out in a waiting room
Got the ring I gave to you
Realize I lost my only friend
대기실에서 지쳐 쓰러질 때
할머니께 드린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깨달았죠
가장 소중한 분을 잃게 된다는 걸
I'll stay if you go
Like I've always known
When everybody's gone
I'll be waiting
할머니가 떠나도 난 여기 있을 거예요
늘 그랬듯이
모두가 떠나고 나면
혼자 남아 기다릴 거예요
And I'll be praying
At least it's worth a try
How do you live a lifetime in a night
기도할 거예요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어요
어떻게 평생의 추억을 하룻밤에 담을 수 있을까요
I'm trying to regard her
But my sight is getting harder
Burnt holes through the contacts in my eyes
할머니를 바라보려 해도
시야가 점점 흐려져요
눈앞을 가리도록 눈물이 나요
What's left is a bag of your things
That I'll cling to like a memory
Hold on 'til my knuckles all turn white
남은 건 할머니의 물건뿐
추억처럼 꼭 붙들 거예요
마지막 눈물이 마를 때까지
I'll stay if you go
Goodbyes getting old
Hold on tight
Say goodbye
할머니가 떠나도 난 여기 있을 거예요
작별 인사를 하기에는 가슴이 너무 시려요
꼭 붙잡고 싶어요
하지만 작별 인사를 해야 해요
Crying like a baby on the phone
Last goodbyes
By your side
Till your cup of coffee's getting cold
전화기 너머로 아기처럼 울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해요
할머니 곁에 있을게요
창밖의 하늘이 어두워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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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w do you live a lifetime in a night (어떻게 평생의 추억을 하룻밤에 담을 수 있을까요): 평생을 함께해 온 할머니와의 거대한 추억을 병실에서의 하룻밤 안에 정리해야만 하는 안타까움과 무력감을 묻는 곡의 킬링 파트이다.
- Burnt holes through the contacts in my eyes (눈앞을 가리도록 눈물이 나요): 직역하면 "내 눈의 콘택트렌즈에 타버린 구멍이 생겼다"는 뜻이다. 병원의 차갑고 건조한 공기 속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며 시야가 붉게 짓무르고 흐려지는 고통을 감각적이고 비극적으로 묘사했다.
- Till your cup of coffee's getting cold (창밖의 하늘이 어두워질 때까지): 영어 원문은 '할머니의 커피잔이 차갑게 식어갈 때까지'라는 뜻으로, 육신의 온기가 점차 사라져가는 임종의 과정을 식어가는 커피에 빗대었다. 한국어 번역본에서는 이를 '창밖의 하늘이 어두워질 때까지'로 시적으로 의역하여, 어둠이 내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흔들림 없이 곁을 지키겠다는 슬프고도 다정한 다짐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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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 스피릿(Sierra Spirit, 본명 Sierra Spirit Kihega)은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Tulsa)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이다. 오토에-미주리아(Otoe-Missouria)와 키투와 체로키(Keetoowah Cherokee) 부족의 혈통을 이어받은 아메리카 원주민 아티스트로서, 그녀의 음악에는 원주민 공동체 내에서 겪은 삶의 경험과 대대로 이야기를 전하는 구전(Oral history)의 문화가 깊이 뿌리내려 있다. 2024년에 발매한 데뷔 EP 『coin toss』를 통해 상실, 사랑, 정신 건강과 같은 날것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피비 브리저스(Phoebe Bridgers), 에델 케인(Ethel Cain), 더 재패니즈 하우스(The Japanese House) 등에게서 영감을 받은 그녀는 우울하고 서정적인 멜로디에 트웽기(twangy)한 기타 사운드를 더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인디 포크 록 사운드를 구축했다. 무언가를 창작하고 노래하는 과정이 곧 과거의 상처를 아름답고 의미 있는 것으로 매듭짓는 행위라고 말하는 시에라 스피릿. 거칠면서도 따스한 그녀의 목소리는 짙은 위로가 되어 오클라호마의 지평선을 넘어 많은 이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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