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command{\complexI}{\mathbf{i}} \newcommand{\imaginaryI}{\mathbf{i}} \newcommand{\cis}{\operatorname{cis}} \newcommand{\vecu}{\mathbf{u}} \newcommand{\vecv}{\mathbf{v}} \newcommand{\vecw}{\mathbf{w}} \newcommand{\vecx}{\mathbf{x}} \newcommand{\vecy}{\mathbf{y}} \newcommand{\vecz}{\mathbf{z}} \]

극한 없는 미적분: 이산미적분학 이야기

by Ariel Da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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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과 적분을 통틀어 미적분이라고 부르고, 미적분의 이론과 그 이론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탐구하는 분야를 미적분학이라고 부른다. 연속적으로 변하는 함수가 있을 때 미분은 어느 지점에서 함수의 변화율을 재고, 적분은 그 변화를 쌓아 넓이나 총량을 구한다.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극한이 있다. 함수 \(f\)의 도함수는 \[ f'(x)=\lim_{h\to 0}\frac{f(x+h)-f(x)}{h} \] 로 정의되는데, 보다시피 간격 \(h\)를 \(0\)에 한없이 가깝게 하는 극한이 핵심이다. 미적분이라는 거대한 건물 전체가 ‘연속적이고 매끄러운 세계’ 위에 서 있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다루는 것 중에는 뚝뚝 끊긴 것이 많다. 수열 \(a_1,\, a_2,\, a_3,\, \dots\)은 항에서 항으로 건너뛸 뿐 그 ‘사이’가 없다. 은행 이자는 매달 한 번씩 붙고, 알고리즘의 연산 횟수는 한 단계씩 늘어난다. 이런 대상에는 극한으로 정의한 미분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 애초에 ‘아주 가까운 점’이라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감하게 이런 생각을 해보자. 극한이 없으면 어떨까? \(h\)를 \(0\)으로 보내는 대신, 자연스러운 최소 간격인 \(1\)에 딱 고정해 버리는 것이다. 그러고도 미분과 적분에 대응하는 ‘미적분’을, 곧 차이와 합의 이론을 다질 수 있을까? 놀랍게도 그것이 가능하고, 그와 같은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가 원래의 미적분과 잘 대응된다. 즉 연속 세계에서 살펴본 미적분의 거의 모든 정리가 이산 세계에 쌍둥이를 하나씩 두고 있다. 덤으로, 수학적 귀납법이나 식의 변형을 통해 확인하였던 수열의 합 \[1^2+2^2+\cdots+n^2 = \frac{n(n+1)(2n+1)}{6}\] 과 같은 공식을, 이 이산미적분에서는 적분하듯 기계적으로 ‘유도’해 낸다. 이 글에서는 그 평행 세계를 따라가 본다. 미분에 대응하는 차분에서 출발해, 거듭제곱에 대응하는 하강거듭제곱, 적분에 대응하는 합과 그 기본정리, 부분적분에 대응하는 부분합, 지수함수와 테일러 정리의 이산 버전을 지나, 마지막으로 두 미적분을 하나로 잇는 다리까지 살펴보자.

차분: 극한을 버린 미분

미분의 정의를 다시 보자. 함수 \(f\)의 도함수는 차이 \(f(x+h)-f(x)\)를 간격 \(h\)로 나눈 뒤 \(h\to 0\)의 극한을 취한 것이다. 이산미적분의 출발점은 단순하다. 그 극한을 취하지 않는다. \(h\)를 \(1\)로 고정시키고, 분모로 나누지도 않은 채 차이 그 자체만 본다. 이렇게 정의한 연산을 차분(difference)이라 부르고, 기호 \(\Delta\)로 쓴다. 즉 \[ \Delta f(x)=f(x+1)-f(x) \] 이다. 이것이 미분의 이산 버전이다.1정확히는 ‘전진차분(forward difference)’이다. \(f(x)-f(x-1)\)로 잡는 후진차분, \(f(x+\tfrac12)-f(x-\tfrac12)\)로 잡는 중심차분도 있는데, 어느 것을 택하든 전개되는 이론의 골격은 평행하다. 이 글에서는 가장 표준적인 전진차분만 쓴다.

미분과 달리 여기에는 극한이 없다. 그래서 \(f\)가 연속일 필요도, 매끄러울 필요도 없다. 정수에서만 정의된 수열이어도 차분은 멀쩡하게 계산된다. 몇 가지 계산의 예를 살펴보자. 상수함수의 차분은 \(0\)이다. 일차함수 \(f(x)=ax+b\)의 차분은 \[ \Delta(ax+b)=a(x+1)+b-(ax+b)=a \] 로 기울기 \(a\)가 그대로 나온다. 여기까지는 미분과 똑같다. 그런데 \(x^2\)을 차분하면 알고 있던 식과 달라진다. \[ \Delta(x^2)=(x+1)^2-x^2=2x+1 \] 도함수라면 \(2x\)가 나올 텐데, 차분에서는 \(+1\)이 붙는다. 이 사소해 보이는 차이가, 사실은 이산 세계에서 \(x^2\)이 ‘자연스러운 대상’이 아니라는 첫 신호다. (하지만 다음 절에서는 이 결과가 자연스러워지도록 거듭제곱을 다시 정의하는 방법을 살펴볼 것이다.)

미분을 두 번 하듯 차분도 두 번 할 수 있다. 즉 \(\Delta^2 f=\Delta(\Delta f)\)는 이계도함수에 대응한다. 예컨대 \[ \Delta^2(x^2)=\Delta(2x+1)=2 \] 인데, 이것은 미분 \[\dfrac{d^2}{dx^2}x^2=2\] 에 대응된다. 일반적으로 \(n\)차 다항식은 \(n\)번 차분하면 상수가 되고 \(n+1\)번 차분하면 \(0\)이 된다. 도함수에서 벌어지는 일과 판박이다. 또한 차분은 미분처럼 선형이다. 즉 \(\Delta(af+bg)=a\,\Delta f+b\,\Delta g\)가 성립한다.

차분과 관련된 도구를 하나를 더 소개한다. 함수의 자리를 한 칸 옮기는 이동 연산자(shift operator) \(\mathrm{E}\)를 \(\mathrm{E}f(x)=f(x+1)\)로 정의하면, 차분은 \(\Delta=\mathrm{E}-\mathrm{I}\)로 깔끔하게 쓸 수 있다. (여기서 \(\mathrm{I}\)는 항등 연산자이다.) 지금은 사소해 보이지만, 이 \(\mathrm{E}\)가 글 마지막에 두 미적분을 잇는 다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고 차분을 표로 만들어 두면 쓸모가 많다. 수열을 한 줄 적고 그 아래에 이웃한 항들의 차분을, 또 그 아래에 차분의 차분을 적어 내려가는 식이다. 어느 줄이 상수로 변하면 원래 수열이 다항식이라는 뜻이다. 이 ‘차분표’가 어떻게 수열을 예측하게 해 주는지는 뉴턴의 공식을 다루는 절에서 다시 보자.

하강 거듭제곱: 이산 세계의 진짜 거듭제곱

앞 절에서 \(\Delta(x^2)=2x+1\)이라는 결과를 봤다. 연속 세계의 미적분에서 모든 계산의 기본은 다음과 같은 거듭제곱 법칙이다. \[\dfrac{d}{dx}x^n=n\,x^{n-1}\] 짧고 깔끔하다. 우리가 바라는 건 이산 세계에서도 차분에 대해 똑같이 깔끔한 법칙을 따르는 함수족이다. 다행히 그런 것이 있다. 보통의 거듭제곱 \[x^n=x\cdot x\cdots x\] 대신, 곱하는 인수를 하나씩 줄여 가며 곱한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n\)이 자연수일 때, 하강 거듭제곱(falling factorial)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2‘하강 계승’, ‘내림 거듭제곱’ 등으로도 부른다. \(x(x+1)\cdots(x+n-1)\)처럼 거꾸로 올려 가며 곱한 상승 거듭제곱도 있다. 밑줄 기호 \(x^{\underline n}\)은 그레이엄, 커누스, 파타슈닉의 『구체 수학』에서 쓰는 표기를 따른 것이다. \[ x^{\underline{n}}=x(x-1)(x-2)\cdots(x-n+1) \] 오른쪽은 \(x\)부터 시작해 \(1\)씩 줄여 가며 곱한 \(n\)개의 인수이다. 특히 \(x^{\underline 0}=1\)로 약속한다. 하강 거듭제곱을 몇 개만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begin{aligned} x^{\underline 1} & = x ,\\ x^{\underline 2} & = x(x-1)=x^2-x,\\ x^{\underline 3} & = x(x-1)(x-2) \end{aligned}\] 보통 거듭제곱과 달리, 인수의 값을 한 칸씩 떨어뜨린 것이 핵심이다. 이제 이 하강 거듭제곱을 차분해 보자.

이산거듭제곱 법칙. 모든 자연수 \(n\)에 대하여 \[ \Delta\bigl(x^{\underline{n}}\bigr)=n\,x^{\underline{n-1}} \] 이 성립한다.

증명은 인수를 잘 묶기만 하면 된다. \((x+1)^{\underline{n}}\)과 \(x^{\underline{n}}\)을 각각 풀어 쓰면 \[\begin{aligned} (x+1)^{\underline{n}} &= (x+1)\cdot x(x-1)\cdots(x-n+2),\\[6pt] x^{\underline{n}} &= x(x-1)\cdots(x-n+2)\cdot(x-n+1) \end{aligned}\] 인데, 가운데 \(x(x-1)\cdots(x-n+2)\)는 정확히 \(x^{\underline{n-1}}\)이다. (즉 인수가 \(n-1\)개이다.) 두 식이 이 공통인수를 가지므로 \[ \Delta\bigl(x^{\underline{n}}\bigr)=(x+1)^{\underline n}-x^{\underline n}=x^{\underline{n-1}}\bigl[(x+1)-(x-n+1)\bigr]=n\,x^{\underline{n-1}} \] 이다. 보다시피 우리가 알던 공식 \[\dfrac{d}{dx}x^n=n x^{n-1}\] 과 똑같다. 하강 거듭제곱을 차분하는 것은 보통의 단항식을 미분하는 것과 같다. 즉 하강 거듭제곱이 이산미적분의 ‘진짜 거듭제곱’인 셈이다.

이 법칙은 음의 지수까지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n>0\)일 때 \[ x^{\underline{-n}}=\frac{1}{(x+1)(x+2)\cdots(x+n)} \] 로 정의하면, 위 법칙 \(\Delta(x^{\underline n})=n x^{\underline{n-1}}\)이 모든 정수 \(n\)에서 성립한다. 가령 \(n=-1\)이면 \[x^{\underline{-1}}=\dfrac{1}{x+1}\] 이고, \[ \Delta\Bigl(\tfrac{1}{x+1}\Bigr)=\frac{1}{x+2}-\frac{1}{x+1}=\frac{-1}{(x+1)(x+2)}=(-1)\,x^{\underline{-2}} \] 로 법칙이 그대로 들어맞는다. 이것은 미분 \[\dfrac{d}{dx}x^{-1}=-x^{-2}\] 에 대응되는 이산미분이다.

마지막으로, 보통 거듭제곱과 하강 거듭제곱을 서로 변환할 수 있다면, 어떤 다항식이든 차분을 다룰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 경우를 살펴보면 \[ x^2=x^{\underline 2}+x^{\underline 1},\quad x^3=x^{\underline 3}+3x^{\underline 2}+x^{\underline 1} \] 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계수 \(1,\,1\)과 \(1,\,3,\,1\)은 제2종 스털링 수다. 반대로 하강 거듭제곱을 보통 거듭제곱으로 풀어 쓸 때는 제1종 스털링 수가 등장한다.

합: 차분의 역연산, 그리고 기본정리

연속 세계의 미적분에서 적분은 미분의 역연산이고, 미적분의 기본정리가 정적분과 부정적분을 이어 준다. 이 구조를 이산 세계에 그대로 옮겨 보자.

차분을 거꾸로 환원시키는 연산을 생각한다. 어떤 함수 \(F\)가 \(\Delta F=f\)를 만족시키면, \(F\)를 \(f\)의 부정합(indefinite sum)이라 부르고 \[ \sum f(x)\,\delta x=F(x)+C \] 로 쓴다.3적분에서 \(+C\)가 붙듯, 여기서도 \(\Delta\)로 보내면 \(0\)이 되는 함수, 곧 주기가 \(1\)인 함수만큼의 자유가 남는다. 정수 위에서만 보면 그건 그냥 상수 \(C\)이므로, 적분의 \(+C\)와 똑같이 다루면 된다. 여기서 \(\delta x\)는 적분의 \(dx\)에 대응하는 이산 기호다. 부정합은 부정적분의 이산 버전이다.

앞 절의 거듭제곱 법칙을 거꾸로 읽으면, 곧바로 부정합 공식이 나온다. \[ \sum x^{\underline{n}}\,\delta x=\frac{x^{\underline{n+1}}}{n+1}+C\quad(n\neq -1) \] 이 식은 다음과 같은 부정적분 공식과 닮았다. \[\int x^n\,dx=\frac{x^{n+1}}{n+1}\] 그리고 적분과 마찬가지로, 단 하나의 예외가 \(n=-1\)이다.

연속 세계의 미적분에서 \[\int x^{-1}\,dx=\ln x\] 는 \(x^n\) 형태의 함수 중 거듭제곱 법칙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형태이다. 이산 세계에서는 무엇이 \(x^{\underline{-1}}=\frac{1}{x+1}\)의 부정합일까? 바로 다음과 같은 조화수(harmonic number)를 떠올리면 된다. \[H_x=1+\frac{1}{2}+\cdots+\frac{1}{x}\] 이것의 차분은 \[ \Delta H_x=H_{x+1}-H_x=\frac{1}{x+1} \] 이므로, \[\sum x^{\underline{-1}}\,\delta x=H_x+C\] 이다. 조화수가 바로 이산 세계의 로그인 것이다.4실제로 \(H_n=\ln n+\gamma+o(1)\)이다. (여기서 \(\gamma\approx 0.5772\)는 오일러–마스케로니 상수이다.) 점근적으로도 이산로그 \(H_n\)이 연속 로그 \(\ln n\)을 따라간다. 두 세계 모두에서 거듭제곱 법칙이 깨지는 단 한 곳이 정확히 ‘로그’라는 점이 재미있다.

이제 정적분에 해당하는 정합을 정의한다. 정수 \(a\le b\)에 대하여 \[ \sum_{a}^{b} f(x)\,\delta x:=\sum_{k=a}^{b-1}f(k) \] 로 둔다. 합의 범위가 \(a\)부터 \(b-1\)까지, 즉 위끝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의하자.5이 반열린구간 \([a,b)\) 방식의 약속이 처음에는 낯설지만, 바로 다음에 나오는 기본정리를 완벽하게 깔끔하게 만들어 준다. 정적분 \(\int_a^b\)이 ‘\(b\) 너머’를 포함하지 않는 것과도 통한다. 『구체 수학』도 정확히 이 약속을 쓴다.

이산미적분의 기본정리. \(\Delta F=f\)이면 \[ \sum_{a}^{b} f(x)\,\delta x=F(b)-F(a) \] 이다.

증명은 한 줄이면 충분하다. 합을 구하면 가운데 항들이 모두 상쇄된다. \[ \sum_{k=a}^{b-1}f(k)=\sum_{k=a}^{b-1}\bigl[F(k+1)-F(k)\bigr]=F(b)-F(a) \] 이것은 미적분학의 기본정리인 \[\int_a^b f(x)\,dx=F(b)-F(a)\] 와 닮았다. 위 정리를 실제로 사용할 때 어려운 부분은 부정합 \(F\)를 찾는 일인데, 이것은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를 사용하여 적분을 계산할 때 부정적분을 찾는 일이 어려운 것과 똑같다.

이제 거듭제곱의 합을 ‘적분하듯’ 구해 보자. 먼저 \(1+2+\cdots+n\)을 구해 보자. \(x=x^{\underline 1}\)이므로 부정합은 \(\frac{x^{\underline 2}}{2}\)이다. 따라서 \[ \sum_{0}^{\,n+1} x\,\delta x=\left[\frac{x^{\underline 2}}{2}\right]_{0}^{n+1}=\frac{(n+1)^{\underline 2}}{2}=\frac{(n+1)n}{2} \] 이다. (아래끝 \(0\)은 \(0^{\underline 2}=0\)이므로 사라진다.) 여기서 좌변이 \(0+1+\cdots+n\)이므로 바로 \[ 1+2+\cdots+n=\frac{n(n+1)}{2} \] 이 나온다.

이번엔 제곱의 합을 구해 보자. 앞 절에서 \(x^2=x^{\underline 2}+x^{\underline 1}\)이었으니, 부정합은 항별로 \[ \sum x^2\,\delta x=\frac{x^{\underline 3}}{3}+\frac{x^{\underline 2}}{2}+C \] 이다. 이를 \(0\)부터 \(n+1\)까지 정합하면 \[ \sum_{k=1}^{n}k^2=\left[\frac{x^{\underline 3}}{3}+\frac{x^{\underline 2}}{2}\right]_{0}^{n+1}=\frac{(n+1)n(n-1)}{3}+\frac{(n+1)n}{2}=\frac{n(n+1)(2n+1)}{6} \] 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식과 일치한다.

이 방법은 어떤 거듭제곱도 사용할 수 있다. \(p\)가 자연수일 때 \(\sum k^p\)을 구하려면, \(x^p\)을 하강 거듭제곱으로 표현하고(스털링 수를 사용한다), 항별로 부정합한 뒤, 정합하면 끝이다. 결과는 언제나 \(n\)에 대한 \((p+1)\)차 다항식이 된다. 이를 파울하버 공식(Faulhaber’s formula)이라고 부른다.6요한 파울하버는 1631년경 \(p=17\)까지 이런 합을 표로 만들었고, 야코프 베르누이는 『추측술』(Ars Conjectandi, 1713)에서 이 합들을 일반적으로 다루다가 베르누이 수(Bernoulli numbers)에 다다랐다. 중요한 점은, 우리가 공부했던 합 공식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공식이 아니라, 하나의 원리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분합: 부분적분의 이산 짝

연속 세계의 미적분에는 부분적분 \(\displaystyle\int u\,dv=uv-\int v\,du\)가 있다. 이것의 이산 버전도 똑같은 방식으로 나온다. 출발점은 차분의 곱셈 법칙이다. 두 함수의 곱을 차분하면, 항을 더했다 빼는 표준적인 수법으로 \[ \Delta(uv)=u\,\Delta v+(\mathrm{E}v)\,\Delta u \] 를 얻는다. 여기서 \(\mathrm{E}v(x)=v(x+1)\)이다. 실제로 \[ \Delta(uv)=u(x+1)v(x+1)-u(x)v(x)=v(x+1)\bigl[u(x+1)-u(x)\bigr]+u(x)\bigl[v(x+1)-v(x)\bigr] \] 이고, 우변이 곧 \((\mathrm{E}v)\Delta u+u\,\Delta v\)다. 미분의 곱셈 법칙 \((uv)'=u'v+uv'\)과 거의 같되, 한쪽 인수에 자리이동 \(\mathrm{E}\)가 한 번 끼어든다는 점만 다르다.7양변에 \(\mathrm{E}\)를 누가 먹느냐에 따라 대칭적으로 보이는 변형도 있지만, 위 형태가 깔끔한 부분합을 준다.

양변을 부정합하면(즉 \(\Delta\)의 역을 취하면) \(\sum\Delta(uv)\,\delta x=uv\)이므로 \[ \sum u\,\Delta v\,\delta x=uv-\sum (\mathrm{E}v)\,\Delta u\,\delta x \] 가 된다. 이것이 부분합(summation by parts)이다. 정합 형태로는 \[ \sum_{a}^{b} u\,\Delta v\,\delta x=\bigl[uv\bigr]_{a}^{b}-\sum_{a}^{b}(\mathrm{E}v)\,\Delta u\,\delta x \] 이다. 부분적분에서 자리이동 \(\mathrm{E}\) 하나가 추가된 꼴이다.

써먹어 보자. \(\displaystyle\sum_{k=0}^{n-1}k\,2^k\)을 구한다. 이는 \(\displaystyle\int x e^x\,dx\)의 이산 짝이다. \(u=x\), \(\Delta v=2^x\)으로 놓는다. 그러면 \(\Delta u=1\)이고, \(2^x\)의 부정합은 \(2^x\) 자신이다(\(\Delta 2^x=2^{x+1}-2^x=2^x\)이므로). 또 \(\mathrm{E}v=2^{x+1}=2\cdot 2^x\)이다. 부분합에 넣으면 \[ \sum x\,2^x\,\delta x=x\,2^x-\sum 2\cdot 2^x\,\delta x=x\,2^x-2\cdot 2^x+C=(x-2)\,2^x+C \] 이다. 정합하면 \[ \sum_{k=0}^{n-1}k\,2^k=\bigl[(x-2)2^x\bigr]_{0}^{n}=(n-2)2^n+2 \] 가 된다. \(n=3\)을 넣어 보면 \(0\cdot1+1\cdot2+2\cdot4=10\)이고, 공식도 \((3-2)2^3+2=10\)으로 맞는다. 이 결과는 \(\displaystyle\int x e^x\,dx=(x-1)e^x\)의 이산 판본이라 할 만하다. 덧붙이면, 이 부분합은 해석학에서 ‘아벨의 합 공식(Abel summation)’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알려져 있고, 디리클레 급수나 급수의 수렴 판정 등 곳곳에 쓰인다.8아벨(N. H. Abel)이 1826년에 정리한 형태다. 부분적분의 이산 짝은 해석적 정수론에서 가장 자주 동원되는 도구 중 하나다. 부분적분을 떠올리면, 왜 이 도구가 그렇게 자주 등장하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이산지수함수와 뉴턴의 차분 공식

방금 \(2^x\)이 차분에 대해 자기 자신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슬쩍 썼다. 이건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성질이다. 연속 세계의 미적분에서 \(e^x\)는 미분해도 자기 자신인 유일한 함수, 모든 지수·로그의 기준점이다. 이산 세계에서 그 역할은 누가 맡을까? 일반적으로 \(\Delta(c^x)=c^{x+1}-c^x=(c-1)c^x\)이므로, \(c^x\)은 차분 \(\Delta\)의 고유함수이고 그 고윳값은 \(c-1\)이다. 고윳값이 정확히 \(1\)이 되는 밑은 \(c-1=1\), 즉 \(c=2\)다. 그래서 \[ \Delta(2^x)=2^x \] 이고, \(2^x\)이 이산 세계의 \(e^x\) 노릇을 한다.9엄밀히는 ‘\(\Delta\)에 대해 불변인 밑’이 \(2\)라는 뜻이다. 자연로그의 밑으로서 \(e\)가 갖는 모든 의미까지 \(2\)가 물려받는 것은 아니지만, 연산자 미적분의 관점에서는 이것이 옳은 대응이다. \(e\)가 ‘변화율이 곧 값’인 밑이라면, \(2\)는 ‘차분이 곧 값’인 밑인 셈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테일러 정리의 이산 버전에 다다른다. 테일러 정리는 매끄러운 함수를 \[ f(x)=\sum_{k=0}^{\infty}\frac{f^{(k)}(0)}{k!}\,x^k \] 로 펼친다. 이산 세계의 대응물은 뉴턴의 전진차분 공식(Newton’s forward difference formula)이다. \[ f(x)=\sum_{k=0}^{\infty}\Delta^k f(0)\,\binom{x}{k},\qquad \binom{x}{k}=\frac{x^{\underline{k}}}{k!} \] 두 공식을 나란히 놓으면 대응이 한눈에 들어온다. 미분 \(\dfrac{d}{dx}\)는 차분 \(\Delta\)로, 단항식 \(x^k\)은 하강 거듭제곱 \(x^{\underline k}\)으로, 따라서 \(\dfrac{x^k}{k!}\)은 이항계수 \(\dbinom{x}{k}=\dfrac{x^{\underline k}}{k!}\)으로, 그리고 \(k\)계도함수의 값 \(f^{(k)}(0)\)은 \(k\)계차분의 값 \(\Delta^k f(0)\)으로 바뀐다. 글자 하나하나가 대응한다.

게다가 다항식에 대해서는 이 합이 유한합이라 수렴을 걱정할 필요조차 없다. \(f(x)=x^2\)로 시험해 보자. \(f(0)=0\), \(\Delta f(0)=1\)(\(\Delta f=2x+1\)이므로), \(\Delta^2 f(0)=2\)이고 그 위로는 모두 \(0\)이다. 뉴턴 공식에 넣으면 \[ f(x)=0\cdot\binom{x}{0}+1\cdot\binom{x}{1}+2\cdot\binom{x}{2}=x+x(x-1)=x^2 \] 으로 정확히 복원된다.

이 공식이 앞에서 깔아 둔 차분표 떡밥을 회수해 준다. 어떤 다항식 수열의 차분표를 그리면, 맨 위 대각선에 놓이는 값들이 바로 \(\Delta^0 f(0), \Delta^1 f(0), \Delta^2 f(0), \dots\)이다. 뉴턴 공식은 이 몇 개의 수만으로 수열 전체를 복원하고, 그다음 항이 무엇일지 예측하게 해 준다. 이것이 유한차분 보간법(뉴턴–그레고리 보간)의 원리이고, 옛날에 수표(數表)를 만들고 메우는 데 쓰였으며 지금도 수치해석에 살아 있다.10뉴턴과 제임스 그레고리의 이름이 붙어 있다. 브룩 테일러도 1715년 『증분법』(Methodus Incrementorum)에서 유한차분을 체계적으로 다뤘는데, 테일러라는 한 사람의 이름이 테일러 급수와 초기 차분 미적분에 동시에 걸려 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한마디로, 수열이 \(d\)차 다항식이라는 것과 \(d+1\)계차분이 \(0\)이라는 것, 그리고 \(\Delta^k f(0)\)이 유한 개만 \(0\)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 같은 말이다. 다항식이 유한 개의 테일러 계수만 가지는 것과 똑같은 구조다.

두 미적분을 잇는 다리: 오일러–매클로린 공식

지금까지 본 것은 이산미적분이 연속 세계의 미적분을 ‘닮았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둘은 그저 닮은꼴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한 줄로 연결되어 있다. 그 다리가 오일러–매클로린 공식이다. 동기를 먼저 보자. 합 \(\sum f(k)\)와 적분 \(\int f(x)\,dx\)는 둘 다 \(f\)를 ‘쌓는’ 연산이다. \(f\)가 천천히 변하면 둘은 거의 같을 것이다. 합은 적분을 폭이 \(1\)인 직사각형들로 근사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오일러–매클로린 공식은 이 ‘거의 같다’를 정확한 등식으로 바꿔, 합과 적분의 차이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려 준다.

충분히 매끄러운 \(f\)와 정수 \(a

그리고 이 식이, 우리가 \(\sum k^p\)에서 만났던 베르누이 수의 정체를 밝혀 준다. 베르누이 수는 합과 적분 사이를 매개하는 보편 상수다. 야코프 베르누이가 거듭제곱의 합을 구하다 마주친 그 수가, 합과 적분을 잇는 다리의 받침돌로 다시 나타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둘 다 ‘합(차분의 역)’을 ‘적분(미분의 역)’의 언어로 펼치는 과정에서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이 모든 평행 관계의 뿌리는 사실 한 줄의 연산자 항등식으로 요약된다. 이동 연산자 \(\mathrm{E}\)는 테일러 정리에 의해 \[ \mathrm{E}f(x)=f(x+1)=\sum_{k\ge0}\frac{f^{(k)}(x)}{k!}=e^{D}f(x)\qquad\Bigl(D=\tfrac{d}{dx}\Bigr) \] 이므로 \(\mathrm{E}=e^{D}\)이고, 따라서 \[ \Delta=\mathrm{E}-\mathrm{I}=e^{D}-1 \] 이다. ‘이산미분은 연속 미분을 지수에 올린 것에서 \(1\)을 뺀 것’이라는 뜻이다. 합은 이 \(\Delta\)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고, 그 과정에서 \(\dfrac{t}{e^{t}-1}\)이라는 함수가 등장하는데, 이 함수의 테일러 계수가 바로 베르누이 수의 정의다.11형식적으로 \(\dfrac{t}{e^t-1}=\sum_{n\ge0}B_n\dfrac{t^n}{n!}\)이 베르누이 수의 생성함수다. 오일러–매클로린의 보정항들이 정확히 이 전개에서 나온다. 연속 세계의 미적분과 이산미적분이 두 얼굴을 가진 하나의 이론이라는 사실이, 이 한 줄 \(\Delta=e^{D}-1\)에 압축되어 있다. 여담으로, 이 공식을 \(f(x)=\ln x\)에 적용하면 그 유명한 스털링 근사 \[ \ln(n!)\approx n\ln n-n+\tfrac12\ln(2\pi n) \] 가 나온다. 두 세계를 잇는 이 다리가, 계승 \(n!\)이 얼마나 빨리 자라는지까지 알려 주는 셈이다.

여정을 마치며

지금까지 우리는 미분에 대응하는 차분에서 출발해, 보통 거듭제곱에 대응하는 하강 거듭제곱, 적분과 기본정리에 대응하는 합과 망원경 합, 부분적분에 대응하는 부분합, 그리고 \(e^x\)와 테일러 정리에 대응하는 \(2^x\)과 뉴턴 공식을 지나, 마지막으로 두 세계를 한 줄로 잇는 오일러–매클로린 공식까지 따라왔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이 평행 관계가 나중에 억지로 갖다 붙인 비유가 아니라 구조 그 자체라는 점이다. \(\Delta=e^{D}-1\)이라는 한 줄은, 이산미적분과 연속 미적분이 같은 연산자 이론의 두 단면임을 말하고 있다. 미분에서 차분으로 건너오며 우리가 버린 ‘극한’은 사라진 게 아니다. 베르누이 수라는 보정항 속에 고스란히 포장된 채로, 이산과 연속 사이의 정확한 간격으로 되돌아온다.

좀 더 현실적인 수확도 있었다. 외워 두기만 했던 합 공식들—가우스의 \(n(n+1)/2\)나 제곱의 합 공식—은 따로 노는 잔재주가 아니라, 이산 세계에서 ‘적분’을 돌렸을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출력이었다. 서로 무관해 보이던 결과들이 단 하나의 기계에서 줄줄이 흘러나오는 데에는, 두고두고 곱씹어 볼 만한 우아함이 있다.

이산미적분은 화려하게 등장하는 분야는 아니지만, 수치해석, 알고리즘 분석, 생성함수 이론 같은 곳에서 조용히 바탕을 떠받치고 있다. 이 평행 세계에 마음이 끌렸다면, 그레이엄·커누스·파타슈닉의 『구체 수학』(Concrete Mathematics)이 친절한 입구가 되어 줄 것이다.12논리학자로 더 유명한 조지 불도 1860년에 『유한차분 미적분학』(A Treatise on the Calculus of Finite Differences)이라는 고전을 남겼다. 불 대수를 만든 사람이 차분 미적분의 교과서도 썼다는 사실이, 이 분야가 생각보다 넓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 준다. 미분과 적분을 한 번 배운 사람이라면, 그 거울상인 이 세계가 의외로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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