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문 앞의 붉은 등불을 그대로 두지 마
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붉은 등불이 걸려있게 두지 마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문밖으로 향하는 발걸음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걸어 나가는 소녀
너에게 어울리는 색은 무엇일까
붉은색만으로 표현할 수는 없겠지
“유리는 깨지고 구름은 흩어지네”라고 노래하며 춤을 추는
생생한 너의 모습을 수없이 떠올려
이제 바로잡을 때야
족쇄는 완전히 부서졌으니
전부 불태워 버리자
쉴 틈 없이 달려 왔잖아
이제 본모습을 보여줄 때야
그만 되돌려 놓아야지
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문 앞의 붉은 등불을 그대로 두지 마
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붉은 등불이 걸려있게 두지 마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문밖으로 향하는 발걸음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걸어 나가는 소녀
비단부채와 옥쟁반을 곁에 두고
“미인은 구름 속 꽃과 같네”라고 읊조려
너에게 줄 다른 것을 준비했어
내 방식대로 내질러 보겠어
이제 그만 바로잡을 때야
지금까지 기다려 왔잖아
멈추지 않고 번져 나가
지금 시작이야
남김없이 불태워 버리자
지금껏 본 적 없는 거대한 불바다를 만들자
바라는 대로 되도록 내버려 두지 마
세상의 여성들은 모두 놀라워
“남쪽의 가인은 복숭아꽃처럼 아름답고
북쪽의 가인은 그 누구보다도 고고하네”
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문 앞의 붉은 등불을 그대로 두지 마
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붉은 등불이 걸려있게 두지 마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문밖으로 향하는 발걸음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걸어 나가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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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보신(Lexie Liu)의 〈佳人〉(jiaren, 가인)은 전통적인 동양미와 현대적인 스타일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파격적인 뮤직비디오로 잘 알려져 있다. ‘佳人’은 중국 전통 의상인 치파오(旗袍)와 고풍스러운 소품, 그리고 중국 특유의 식사 예절을 과감하게 재해석하며, 시각적 감동과 청각적 충격을 동시에 선사한다.
영상 초반, 려보신이 중국 식사 예절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로 여겨지는 상석에 앉아 있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 자리는 보통 나이가 많거나 권력을 가진 인물이 차지하는 자리인데, 젊은 여성이 그곳에 앉아 있다는 설정만으로도 기존의 전통적 권력 구조를 흔드는 상징적인 장면이 된다. 그 모습은 마치 “여성도 중심에 설 자격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선언하는 듯하며, 가부장적 질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치파오가 가진 ‘보수적인 여성성’의 이미지를 전복하는 방식이다. 과거 봉건사회에서는 격식을 중시하는 전통 의복이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제약하는 수단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佳人’에서는 치파오가 영상 곳곳에서 등장하면서도, 마지막에는 그것을 ‘떨쳐내는(落地)’ 이미지로 마무리한다. 이것은 과거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순간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영화 〈홍등〉(大红灯笼高高挂, 1991) 속 여성 억압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그러면서도 더 이상 그 굴레에 갇혀 있지 않음을 선언하는 듯한 통쾌한 반전으로 다가온다.
음악 역시 전통적인 색채와 현대적인 사운드를 섬세하게 결합해 뮤직비디오의 몰입감을 높인다. 차분하면서도 고혹적인 멜로디 라인에 전통 악기를 연상시키는 톤을 얹고, 힙합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조화롭게 섞어내 강한 에너지를 창출한다. 이 조합은 전통의 장엄함과 현대의 혁신성을 동시에 품어내며, 듣는 이로 하여금 오래 남는 여운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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