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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을 맞대고 누운 밤

by Ariel Da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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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닿은 등 제5부 — 등을 맞대고 누운 밤

아냐와 미라가 함께 걸은 길은 강가로 이어졌다. 큰 도시의 강은 눈의 도시의 강과 달랐다. 더 넓었고, 더 탁했고, 더 많은 배가 떠 있었다. 두 사람은 강가의 낮은 돌담에 나란히 앉아 한참 강을 바라보았다. 미라는 이따금 손목을 어루만졌고, 아냐는 그 손짓을 곁눈으로 보았다.

미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다음 주에 무대가 있어요. 첫 무대예요. 짧은 부분이에요.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정도. 그래도 그게 시작이에요.

아냐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지만, 알지 못해도 괜찮다는 것은 알았다. 미라는 잠시 후 다시 말했다. 와요. 와서 봐 줘요. 객석은 어두워 잘 보이지 않겠지만, 거기 있는 건 알 수 있어요.

아냐는 그러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그 뒤로 거의 매일 만났다. 미라는 오전에 연습을 했고 아냐는 오전에 빵을 팔았으니, 두 사람이 만나는 때는 늘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강가에서, 카페에서, 도시의 골목에서.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한 시간, 길어야 두 시간. 그러나 그 안에는 아주 많은 것이 들어 있었다.

미라는 가끔 아냐에게 어머니를 물었다.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목소리였는지, 어떤 손을 가졌는지. 아냐는 그 물음에 천천히 대답했다. 어머니 손은 가늘었고, 손가락이 길었고, 손등에 작은 점이 하나 있었어요. 어머니 목소리는 낮았고, 노래할 때보다 말할 때 더 음악 같았어요. 어머니는 빵을 자를 때 늘 두 번에 나눠 잘랐어요. 한 번에 자르지 않고.

말하면서 아냐는 어머니가 자신의 안에서 얼마나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지 알게 되었다. 떠난 사람도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 어쩌면 떠난 사람일수록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을. 미라는 그 이야기를 조용히 들었고, 어떤 위로의 말도 하지 않았다. 위로하지 않는 것이 미라의 가장 큰 위로였다.

무대가 있던 날, 아냐는 빵집 일을 일찍 마쳤다. 손에 묻은 밀가루를 깨끗이 씻어 내고, 머리에 둘렀던 천을 풀고, 가진 옷 중에 가장 어두운 옷을 입었다. 어머니의 편지 묶음에서 한 장을 골라 가방에 넣었다. 그 언어로 쓰인 글자가 무슨 뜻인지 아냐는 아직 몰랐지만, 그날만큼은 그 종이를 가지고 가고 싶었다.

극장은 컸다. 천장이 까마득히 높았고, 객석은 어두운 붉은색이었고, 무대는 그 검은 너머에 빛으로 떠 있는 작은 섬 같았다. 아냐는 살 수 있는 가장 싼 표를 샀다. 객석 맨 위쪽 자리였다. 무대가 작게 보이는 자리. 그러나 아냐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음악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낮게, 그다음에는 조금 더 높게. 아냐는 그 음악이 어머니가 가끔 혼자 있을 때 작은 소리로 따라 부르던 그 선율 같아서 잠깐 숨을 멈췄다. 같은 음악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같은 종류의 음악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같은 자리에서 태어난 음악.

무대 위의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여럿이 함께. 그다음에는 한 사람씩, 또는 두 사람씩. 그 흐름 속에서 미라가 잠깐 나타났다. 정말로 잠깐이었다.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무리 한가운데에서, 짧은 동작을 하고는 다시 무리에 섞여 사라졌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 미라의 등은 길었다. 회관에서 보았던 그 여자의 등처럼. 그리고 어쩌면, 어머니의 등이 한때 그랬을 것처럼.

아냐는 객석의 어둠 속에서 울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울 만큼 슬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울 만큼만 슬프지 않아서였다. 더 큰 슬픔은 사람을 차분하게 한다는 것을, 아냐는 그날 알았다.

공연이 끝난 뒤 아냐는 객석에 한참 남아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청소하는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까지. 결국 누군가 다가와 정중하게 일어나 달라고 했고, 아냐는 그제야 일어섰다. 일어설 때 다리가 조금 떨렸다.

극장 뒤편 문 앞에서 미라를 기다렸다. 미라는 한참 뒤에 나왔다. 머리는 아직 위로 묶여 있었지만, 평상복으로 갈아입었고, 손에는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들고 있었다. 아냐를 보자 미라는 가방을 한 번 고쳐 쥐었고, 그것이 미라의 인사였다. 두 사람은 말없이 거리로 걸어 나왔다.

밤의 도시는 조용했다. 가로등이 띄엄띄엄 켜져 있었고, 어디선가 늦게까지 연 술집에서 작은 소음이 들려왔다. 미라가 먼저 말을 건넸다. 봤어요. 아냐가 답했다. 미라는 고개를 끄덕였고, 더 묻지 않았다. 어땠는지를. 그것이 미라의 다정함이었다. 자기 무대를 두고 평가를 바라지 않는 것. 보았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것.

두 사람은 아냐의 작은 방으로 향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동안 두 사람은 늘 바깥에서만 만났고, 누구의 방에도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날 밤은 달랐다. 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도 묻지 않았고, 두 사람의 발은 자연스럽게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방은 작았다. 침대 하나, 작은 탁자 하나, 의자 하나. 그것이 다였다. 미라는 의자에 앉았고, 아냐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한 걸음. 그러나 그 한 걸음이 그날따라 가깝게 느껴졌다.

아냐는 가방에서 어머니의 편지를 꺼냈다. 그리고 미라에게 내밀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알아요. 아냐는 그렇게 물었다. 미라는 편지를 받아 한참 들여다보았다. 미라의 손이 종이 위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어떤 낱말 위에서는 머물렀고, 어떤 낱말 위에서는 빠르게 지나갔다.

미라가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큰 소리로 읽지는 않았다. 거의 속삭이듯이. 편지는 한 친구가 어머니에게 보낸 것이었다. 어머니가 이미 북쪽으로 떠난 뒤에 쓰인 편지였다. 어머니의 손에 닿지 못하고, 누군가의 손을 거쳐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어머니의 짐 속으로 들어간 편지였다.

편지 내용은 간단했다. 그 친구는 어머니가 떠난 뒤의 무대를 적고 있었다. 누가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 채웠는지, 그 사람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그러나 마지막 문단에서 그 친구는 이렇게 적었다.

너는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사라진 게 아니야. 무대에는 늘 네 자리가 비어 있어. 비어 있다는 건 거기 있었다는 뜻이야. 누군가 그 자리에 다시 서게 되면, 그 사람은 네 자리에 서는 거야. 무대는 그렇게 사람을 기억해. 사람의 이름을 잊어도, 사람의 자리는 잊지 않아.

미라가 편지를 다 읽었을 때, 방은 아주 조용했다. 창밖에서는 멀리 누군가 휘파람을 불며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냐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은 채 두 손을 무릎에 모으고 있었다. 미라는 편지를 조심스럽게 접어 아냐에게 돌려주었고, 그 손이 아냐의 손에 잠시 닿았다.

미라가 말했다. 그분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면, 오늘 거기에 누군가 잠시 서 있었던 거예요. 그게 저였다고는 말하지 않을게요. 그러나 누군가는, 늘 누군가는 그 자리에 서요. 무대는 그래요.

아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처음으로 어머니의 신발을 가방에서 꺼냈다. 비단 천에 싸인 채로 가져온 것이었다. 천을 풀자 분홍색 새틴이 방의 어두운 빛 속에서 작게 빛났다. 미라는 그 신발을 보고 잠시 숨을 들이쉬었다. 그러나 만지지는 않았다. 그 신발이 누구의 것인지, 미라는 말하지 않고도 알았다.

아냐가 말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오래 생각했어요. 가지고 있는 것도 무거웠고, 버리는 것은 더 무거웠어요. 미라가 대답했다. 가지고 있어요. 다만 가방 맨 아래에 두지는 말아요. 가끔 꺼내 봐도 좋아요. 그 신발은 이제 신을 수 없지만, 보이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들이 있어요.

그날 밤 미라는 아냐의 방에서 묵었다. 침대는 좁았고, 두 사람은 등을 맞대고 누웠다. 미라의 등은 따뜻했고, 아냐는 그 따뜻함이 어디서 오는지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생각했다. 등이 다른 등에 닿을 때의 그 작은 온도가 평생을 견딜 만한 무언가가 된다는 것을, 아냐는 그날 알았다.

미라의 무리는 그 도시에서 한 철을 보냈고, 겨울이 시작될 무렵 다시 길을 떠났다. 미라도 함께 떠났다. 떠나기 전에 미라는 아냐의 방에 한 번 더 들렀고, 두 사람은 마지막 차를 함께 마셨다.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 사이에는 늘 침묵이 있고, 그 침묵 안에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작은 가능성과 만날 수 없다는 더 큰 가능성이 함께 담겨 있었다. 두 사람은 그 침묵을 가만히 마셨다. 차와 함께.

미라가 떠난 뒤 아냐는 그 도시에 남았다. 빵집 일은 계속했고, 시간이 지나자 가게의 늙은 주인이 아냐에게 가게 일을 조금씩 맡기기 시작했다. 아냐는 가게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어느 날 자신의 손이 어머니의 손을 닮아 가는 것을 알았다. 손가락이 길어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빵을 자르는 방식이 어머니와 같아졌다. 한 번에 자르지 않고, 두 번에 나눠 자르는 방식.

미라에게서 편지가 가끔 왔다. 길지 않은 편지였다. 어느 도시에 있는지, 손목 통증이 어떤지, 무대가 어땠는지. 아냐는 답장을 쓸 때마다 미라가 가르쳐 준 그 언어로 한두 줄을 적어 보려 애썼다. 처음에는 한 줄도 어려웠고, 시간이 지나자 두 줄, 세 줄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미라는 답장에서 아냐의 그 짧은 줄을 가끔 다정하게 놀렸고, 아냐는 그 놀림이 좋았다.

여러 해가 더 흘렀다. 아냐는 결국 자신의 작은 가게를 갖게 되었고, 가게 창문 위에 푸른 차양을 달았다. 누구에게도 설명한 적 없는 푸른색이었다. 손님들은 그 차양을 보고 가게에 들어왔고, 빵을 사면서 차양 색이 곱다는 말을 가끔 했다. 아냐는 그때마다 짧게 미소만 짓고 더 말하지 않았다.

가게 안쪽 벽에는 작은 선반이 하나 있었다. 그 선반 위에 비단 천에 싸인 것이 놓여 있었다. 손님들은 그것을 알아보지 못했고, 알아볼 필요도 없었다. 그것이 거기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냐와 미라, 그리고 어쩌면 아주 멀리 있는, 이름을 알지 못하는 또 한 사람뿐이었다.

미라는 가끔 그 도시에 들렀다. 일 년에 한 번, 또는 두 번. 무리와 함께 오기도 했고, 혼자 오기도 했다. 미라가 올 때마다 두 사람은 가게 안쪽에서 차를 마셨고, 마시는 동안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것이 두 사람이 마음을 나누는 호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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