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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딸인 내가 한 걸음 더 나아가면
할머니의 손녀가 되죠
병원 로비를 서성이며
마지막 순간을 준비해요
대기실에서 지쳐 쓰러질 때
할머니께 드린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깨달았죠
가장 소중한 분을 잃게 된다는 걸
할머니가 떠나도 난 여기 있을 거예요
늘 그랬듯이
모두가 떠나고 나면
혼자 남아 기다릴 거예요
기도할 거예요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어요
어떻게 평생의 추억을 하룻밤에 담을 수 있을까요
할머니를 바라보려 해도
시야가 점점 흐려져요
눈앞을 가리도록 눈물이 나요
남은 건 할머니의 물건뿐
추억처럼 꼭 붙들 거예요
마지막 눈물이 마를 때까지
할머니가 떠나도 난 여기 있을 거예요
작별 인사를 하기에는 가슴이 너무 시려요
꼭 붙잡고 싶어요
하지만 작별 인사를 해야 해요
전화기 너머로 아기처럼 울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해요
할머니 곁에 있을게요
창밖의 하늘이 어두워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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