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

by Juli Germain

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문 앞의 붉은 등불을 그대로 두지 마

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붉은 등불이 걸려있게 두지 마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문밖으로 향하는 발걸음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걸어 나가는 소녀

너에게 어울리는 색은 무엇일까
붉은색만으로 표현할 수는 없겠지
“유리는 깨지고 구름은 흩어지네”라고 노래하며 춤을 추는
생생한 너의 모습을 수없이 떠올려

이제 바로잡을 때야
족쇄는 완전히 부서졌으니
전부 불태워 버리자

쉴 틈 없이 달려 왔잖아
이제 본모습을 보여줄 때야
그만 되돌려 놓아야지

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문 앞의 붉은 등불을 그대로 두지 마

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붉은 등불이 걸려있게 두지 마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문밖으로 향하는 발걸음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걸어 나가는 소녀

비단부채와 옥쟁반을 곁에 두고
“미인은 구름 속 꽃과 같네”라고 읊조려
너에게 줄 다른 것을 준비했어
내 방식대로 내질러 보겠어
이제 그만 바로잡을 때야
지금까지 기다려 왔잖아

멈추지 않고 번져 나가
지금 시작이야
남김없이 불태워 버리자
지금껏 본 적 없는 거대한 불바다를 만들자
바라는 대로 되도록 내버려 두지 마
세상의 여성들은 모두 놀라워

“남쪽의 가인은 복숭아꽃처럼 아름답고
북쪽의 가인은 그 누구보다도 고고하네”

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문 앞의 붉은 등불을 그대로 두지 마

늘어진 치파오를 잘라버리고
당당하게 걸어가자
붉은 등불이 걸려있게 두지 마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문밖으로 향하는 발걸음
높이 걸려있는 붉은 등불

치파오를 입고 걸어 나가는 소녀

佳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