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조각

by Ariel Daley

달빛이 차갑게 방 안에 스며든다. 작은 방이지만 달빛이 바닥과 벽을 가른다, 마음대로. 어둠과 빛이 서로 끌어안고, 나는 그 경계에 앉는다. 누가 알까, 초콜릿 한 조각, 그 조그만 조각이 내 마음속에서 얼마나 거대한 무게를 가지는지.

냉장고 문이 열리는 소리. 그 소리를 상상한다. 문이 열릴 때 냉기와 작은 전등, 희미한 빛. 그 속에 자리 잡은 초콜릿 조각 하나. 손바닥보다 작은 그것이, 하루를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고요한 위로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초콜릿은 내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것이다.

그 사람. 방 안 어딘가에 있는 그 사람. 숨소리는 조용하고 규칙적이다. 하지만 나는 움직이지 못한다. 움직였다간 모든 것이 끝날 것만 같아서. 그 사람은 눈을 감고 있지만, 나는 그 시선을 온몸으로 느낀다. 마치 모든 어둠이 그 사람의 눈으로부터 방 안을 채우는 듯하다.

내가 초콜릿을 원한다고 말하면, 그 사람은 웃을지도 모른다. 초콜릿이 뭐가 그리 대단하냐고,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은 그 조각은 단순한 단맛이 아니다. 그것은 나와 그 사람 사이의 벽이다. 나는 그 벽을 넘어가고 싶다. 작은 초콜릿 하나를 넘겨받으며, 그 사람이 나에게 무언가를 허락하는 순간을 상상한다. 그러나 나는 감히 그것을 말하지 못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손을 뻗는 것이다.

바닥에 손을 대고, 침대 밑을 더듬는다. 조심스럽게, 아주 천천히. 내 손가락은 차갑고, 심장은 떨린다. 냉장고의 초콜릿은 아직 거기 있을까? 아니면 이미 다른 사람이 먹었을까? 아니, 내게 중요한 것은 초콜릿이 아니라, 그 조각을 가져오는 순간 나 자신이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그 욕망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알 수 없는 순간.

냉장고 문을 연다. 차가운 공기가 나를 감싸며 방 안으로 퍼진다. 초콜릿은 그곳에 있다. 나는 초콜릿을 손에 쥔다. 그 순간, 초콜릿보다 달콤한 무언가가 내 안에 퍼진다. 이 작은 조각을 통해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도, 욕망과 도덕의 경계에서 춤추는 나 자신을.

그 사람은 여전히 잠들어 있다. 나는 조용히 초콜릿을 녹이며 다시 침대에 눕는다. 달빛이 여전히 방을 가르고, 나는 그 경계에서 자신을 바라본다.

January 5th,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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