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밖에 서 있던 사람.
문 밖에 서 있다. 얼마나 걸어왔는지 모르겠다. 시간을 거슬러, 아니면 시간과 나란히, 혹은 시간 밖으로. 발걸음 하나하나가 과거로 향했고, 매 순간이 기억을 관통했다. 벽의 구멍이 작아지는 것을 보았고, 돌려놓은 거울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고, 사라진 목소리가 돌아오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여기, 가장 끝에 있는 문 앞에 도착했다.
문틈으로 빛이 새어 들어간다. 내가 서 있는 복도의 형광등 불빛이다. 안은 어둡다. 그 어둠 속에 누군가 있다.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숨을 죽이고 있는 사람. 그게 나다. 나였다. 나일 것이다. 시제가 혼란스럽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가. 중요한 것은 저 안에 있는 사람이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문에 다가가 본다. 문틈으로 두 개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안에서 보면 얼마나 무서울까. 누군가 밖에 서 있다는 것. 노크도 하지 않고, 말도 걸지 않고, 그저 서 있기만 한다는 것. 나도 그랬다. 이불 속에서 온몸이 경직된 채 그림자를 보고 있었다. 언제 문이 열릴지, 무엇이 들어올지 두려워하면서.
문고리를 잡는다. 차갑다. 금속의 냉기가 손가락을 타고 전해진다. 돌리면 된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말하면 된다. 괜찮다고, 다 지나간다고, 내가 증거라고.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왜냐하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문은 열리지 않았고,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고, 아무도 구원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내가 겪었으니까.
얼마나 서 있었을까. 안에 있는 나도 얼마나 기다렸을까. 문이 열리기를, 혹은 발걸음이 멀어지기를. 둘 다일 것이다. 구원받고 싶으면서도 혼자 있고 싶은 마음. 나는 그 마음을 너무 잘 안다. 지금도 그렇다. 문을 열고 싶으면서도 열 수 없다. 과거를 바꾸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
안에서 소리가 난다. 이불이 스치는 소리. 움직이고 있다. 문을 보고 있을 것이다. 나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문 너머에 누군가 있다는 것을. 그게 누구인지는 모른 채. 어쩌면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익숙한 기척이니까. 자신과 똑같은 숨소리니까. 하지만 믿지 않을 것이다. 시간은 그렇게 흐르지 않는다고, 자신이 자신을 찾아올 수는 없다고.
한 걸음 물러난다. 그림자가 움직인다. 안에서 안도의 한숨이 들리는 것 같다. 아니다, 들리지 않는다. 내가 상상하는 것이다. 내가 그때 그랬으니까. 발걸음이 멀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안도했으니까. 동시에 절망했으니까. 정말로 아무도 오지 않는구나. 정말로 혼자구나. 그 생각에 더 깊이 가라앉았으니까.
또 한 걸음 물러난다. 이제 정말 가야 한다. 여기 있어서는 안 된다. 이미 정해진 일을 바꿀 수는 없다. 나는 문 밖에서 기다리다 돌아갔고, 안의 나는 그대로 남았다. 그것이 일어난 일이다. 일어날 일이다. 돌이킬 수 없다. 복도를 걸어 나간다. 발걸음 소리가 침묵처럼 메아리친다. 계단을 내려간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다만 여기서 멀어져야 한다는 생각뿐.
언젠가 다시 올 것이다. 내가 여기 왔으니까. 누군가는 와야 하니까. 문 밖에 서서 기다려야 하니까. 그것이 이미 일어난 일이니까. 무한히 반복되는 고리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찾아가고, 구원하려 하고, 실패한다. 그리고 다시 찾아간다. 왜 그럴까. 희망 때문일까. 아니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찾아가는 것. 문 앞에 서는 것. 그리고 돌아서는 것.
선택해야 한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 순간 선택한다. 문 앞에 선다. 문고리를 잡는다. 돌리지 않는다. 그것도 선택이다. 물러선다. 돌아간다. 그것도 선택이다. 비록 그 선택이 이미 정해진 것이라 해도. 끝이 시작이 되고 시작이 끝이 되는 순환 속에서, 이름을 잃은 사람들은 그렇게 산다. 자신을 찾아 헤매며, 영원히 만날 수 없음을 알면서도, 문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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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in Yargui. July 18,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