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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면 어떨까? 그러면 고양이가 다가올 때마다 방울 소리가 날 테니, 미리 피할 수 있을 거야.” 쥐들은 모두 그 제안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누가 그 위험천만한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지요.
그들의 대화를 엿들은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씩 웃으며 말했습니다. “내가 너희를 위해 스스로 방울을 달아주지.” 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고양이가 정말로 방울을 목에 달고 다니기 시작한 것입니다. 쥐들은 고양이가 바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방울 소리만 피하면 된다며 무척 기뻐했습니다.
쥐들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는 집안 곳곳을 활보하며 방울을 흔들어댔습니다. 멀리서 들리는 은은한 방울 소리, 가까이서 들리는 요란한 방울 소리. 쥐들은 그 소리에 온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했습니다. 잠을 청하는 것조차 힘들어졌지요. 항상 긴장하며 방울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했으니까요.
쥐들은 환청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방울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도 들리는 듯했죠. 쥐들의 머릿속은 온통 고양이와 방울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급기야 쥐들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괴로움에 짓눌린 나머지 서로 다투기 시작한 쥐들. 투덕거리는 소리, 찢어지는 살점의 소리, 절규하는 소리. 그리고 쥐들의 비명과 함께 울리는 요란한 방울 소리까지.
May 13th,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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