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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r Things
(2023, Yorgos Lanthimos)
이 영화는 인공지능에 물리적 신체를 부여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독창적인 시각에서 조명한다. ‘자아’라는 개념이 단순히 육체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소통과 내면의 성찰을 통해 형성됨을 시사하며, 인공지능이 자아를 확립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처음에는 피상적 관찰만으로 인공지능의 성장을 따라가지만, 이내 그것이 무의미함을 깨닫게 된다. 오직 다양한 교류와 고뇌를 통해서만 인공지능은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거듭난다. 미묘하게 변화하는 배경과 인물, 행동과 분위기는 인공지능의 내적 성숙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마침내 연민과 잔혹성을 동시에 지닌 복합적 존재로 탄생하는 인공지능. 과연 영화가 말하는 ‘가여운 것들’은 누구일까? 인공지능 시대를 앞둔 지금, 우리 모두가 곱씹어 봐야 할 질문이 아닐까.
사실 이 영화는 인공지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내가 지금까지 밝힌 후기가 영화 내용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듯이, 이 영화 자체가 그런 엉뚱하고 예측불가능한 이야기의 연속이다. 인공지능은 잊어버리고, 그저 영화가 선사하는 신선한 충격에 몸을 맡겨보자. 분명 감탄과 당혹 사이를 오가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결론은,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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