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실타래

by Ariel Daley

한낮의 환영처럼 머릿속에 남아 있다. 바람이 얕게 불어오고, 황금빛 풀밭이 끝없이 펼쳐진다. 풀이 몸을 낮추며 흔들리고, 그 위를 달리는 작은 생명체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간다. 하늘이 끝없이 이어지고, 빛은 너무 선명해서 눈을 감아야만 그 강렬함을 견딜 수 있다. 그러나 빛 속에는 여전히 무언가가 있다. 그 빛 속에서, 걸음을 멈춘다.

바람 속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다. 언어 같지만 단어로 이루어지지 않은 소리. 단조롭지만 리듬감이 있고, 그 리듬 속에서 나는 내가 무언가를 이해하고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그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순간, 그것은 사라진다. 남는 것은 공기 속 떨림뿐이다. 떨림은 내 피부에 닿아 온몸을 감싸고, 나를 또 다른 풍경으로 데려간다.

나는 그곳에 있다. 아니, 내가 있다기보다, 그곳이 나를 품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과 하늘, 그 아래 작은 물웅덩이가 반짝인다. 물웅덩이 속에 하늘이 비치고, 하늘 속으로 무언가가 떨어진다. 소리는 없지만, 나는 물결을 느낀다. 물결이 내 발아래로 스며들고, 주변의 풀과 함께 흔들린다.

주변에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보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 보지 않는다. 그들은 그곳에 있을 뿐이다. 손으로 바람을 가르며 움직인다. 발걸음은 흙 위에 깊지 않은 자국을 남긴다. 나는 사람들의 손짓과 발걸음을 따라가며, 그곳의 일부가 된다. 그 순간, 내 안에 무언가가 속삭인다, 나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나는 그 목소리를 무시하고 그곳에 남는다. 아니, 그곳에 잠시라도 남아 있는 척을 한다.

눈을 뜬다. 달라진 빛. 낯익은 천장과 익숙한 공기, 나는 여전히 낯선 감각을 느낀다. 그 감각이 내 피부에 남아 있다. 풀향과 바람의 리듬, 물결이 스쳐지나갔던 떨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조각이다.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잔상처럼 내 안에 남아 있다.

꿈에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생생했다는 느낌만 남아 있다. 그 생생함은 현실의 어떤 것보다도 선명했고, 지금의 나를 꿈속으로 다시 이끄는 힘을 가진다. 그러나 그 힘조차 이내 사라진다. 사라짐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은, 내가 그곳에 있었다는 흔적이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곳이 어디였는지 알 수 없지만, 나는 알 것 같다. 그것은 꿈이지만, 단순한 꿈은 아니었다. 나와 연결된 실타래 같은 것. 실타래는 현실로부터 이어지지 않는다. 나를 더 깊은 곳으로 데려가고, 내가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게 만든다.

January 8th,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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