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온기

by Ariel Daley

바닥에 펼쳐지는 햇살. 투명한 커튼이 무겁게 흔들리며 바람과 얽힌다. 축축한 바람. 쉽게 식지 않는다. 온기를 삼키며 가만히 눕는다. 작은 소리가 들려온다. 먼지 떨어지는 소리, 바닥의 미세한 울림, 모든 것이 한데 섞여 스친다.

땀방울이 이마를 따라 흐른다. 귓불 가까이 머물렀던 한 방울이 작은 섬처럼 목에 닿는다. 땀이 그리는 선은 강줄기 같고, 물길은 어디론가 흘러가며 사라진다. 한낮의 시간은 멈춘 듯, 느리게 움직이는 듯, 알 수 없다. 그러다 문득, 또렷하게 찾아오는 것은 손끝에 닿은 피부의 결이다. 부드럽고, 약간은 뜨겁다. 온기가 묘하게 안락하다.

팔이 닿은 곳은 다른 온도에 젖어 있다.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다. 눅눅하지만 편안한 감촉, 그 아래 숨 쉬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손바닥 밑에 땅이 고동치는 듯, 생명이 있는 듯하다. 고동을 느끼며 스스로 살아 있음을 깨닫는다.

숨소리가 들린다. 가깝고, 느릿하다. 바람이 커튼과 부딪는 소리보다 가까이, 느릿하게 들린다. 숨소리는 고동에 가까워진다. 들이쉬고 내뱉는 사이 작은 멈춤. 그 멈춤이 이어지는 동안, 방 안 모든 소리가 사라진다. 바람, 먼지, 내 맥박조차 멎어버린 듯한 순간. 숨소리가 다시 들릴 때, 모든 것이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에 젖는다.

땀에 젖은 옷이 달라붙는다. 축축한 온기는 구슬빛 균열이다. 어제와 내일을 이어주며 시간 속에 기억을 새겨준다. 젖은 질감을 손끝으로 더듬는다. 나와 붙어 있는 이 질감이 나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구분할 수 없다. 우리는 붙어 있다. 붙어 있는 이 순간은 나의 것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것이기도 하다.

방 안 가득한 공기의 내음, 땅속을 파헤친 듯한 축축함, 바람을 타고 흘러오는 희미한 꽃향이 섞여 있다. 하지만 더 강렬한 것이 곁에 있다. 이 냄새는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우리가 붙어 있을 때만 존재한다. 세상은 이 냄새를 알지 못한다. 이 냄새는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 숨을 들이쉬며 그 냄새를 깊이 삼킨다. 나를 깨우고, 새롭게 한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본다. 눈을 감아도 천장이 사라지지 않는다. 천장은 끝없는 경계다. 끝나지 않는 어떤 선이다. 그 선이 나를 가두는 것인지, 나를 보호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그 선 위에 서 있다. 방과 천장, 천장과 하늘 사이 가는 선 위를 걷는다. 땀과 숨, 맥박이 만들어낸 이 공간은 더없이 따뜻하다.

다시 눕는다. 이 경계에서, 나는 나를 찾아낸다.

January 6th,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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