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어의 문법 구조는 교착어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인다. 어근에 다양한 접사가 결합되어 문법적 의미를 표현하며, 기본 어순은 SOV(주어-목적어-동사)이다. 또한 문장의 성분 배치가 비교적 융통성 있게 변하기도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주어를 먼저 두고 목적어를 그다음에 둔 뒤 동사로 마무리하는 구성을 유지한다.
1. 기본 문장 구조
몽골어 문장의 기본 어순은 아래와 같다.
- 주어 + 시간/장소 + 목적어 + 동사
Би өчигдөр ном уншсан.
(Bi öchigdör nom unshsan)
“나는 어제 책을 읽었다”
- би (bi): 나는
- өчигдөр (öchigdör): 어제
- ном (nom): 책을
- уншсан (unshsan): 읽었다
주어를 생략하거나 문장 구성 요소의 위치를 옮길 수도 있으나, 이 경우 문맥이나 강조에 따라 의미 차이가 생길 수 있다.
2. 격 체계
2.1 몽골어의 격
몽골어에는 8개의 격이 있으며, 명사에 접사를 붙여 문법적 관계를 표시한다. 각 격의 형태는 모음조화와 자음 환경에 따라 변형되기도 하므로, 접사 부착 시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격과 예시는 다음과 같다.
-
주격(Nominative): 무표지 (표지가 붙지 않음)
ном (nom): “책” -
속격(Genitive): -ын/-ийн/-ы/-ий
номын (nomyn): “책의” -
대격(Accusative): -ыг/-ийг/-г
номыг (nomyg): “책을” -
여격(Dative-Locative): -д/-т
номд (nomd): “책에” -
탈격(Ablative): -аас/-ээс/-оос/-өөс
номоос (nomoos): “책으로부터” -
도구격(Instrumental): -аар/-ээр/-оор/-өөр
номоор (nomoor): “책으로” -
공동격(Comitative): -тай/-тэй/-той/-төй
номтой (nomtoi): “책과 함께” -
방향격(Directive): руу/рүү
ном руу (nom ruu): “책으로/책을 향해”
2.2 복수 표시
몽골어에서는 명사에 복수 접사를 붙여 여러 개나 복수 개념을 나타낼 수 있다. 주로 다음과 같은 접사가 사용된다.
- -ууд / -үүд / -ууд: 모음조화와 자음 환경에 따라 달라짐
номууд (nomuud): “책들” - -нууд / -нүүд: 특정 어휘나 종성 형태에 따라 쓰임
хүн (hün) “사람” → хүмүүн (hümüün) / хүмүүс (hümüüs) 형태처럼 불규칙 변화도 존재
다만 주어가 복수임을 문맥으로 알 수 있는 경우, 복수 접사를 생략하기도 한다. 몽골어에서 복수는 선택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꼭 필요한 경우에만 복수 접사를 명시하여 구분한다.
3. 동사의 시제와 상
몽골어 동사는 시제(시간)와 상(동작의 양상)을 복합적으로 표현한다. 시제는 동작이 일어나는 시간을 나타내고, 상은 동작의 진행·완료·습관 등 반복성을 표현한다.
3.1 기본 시제
현재, 과거, 미래의 세 시제가 주로 쓰이며, 각각의 시제 접사는 모음조화 규칙을 따른다.
-
현재 시제: -на/-нэ/-но/-нө
явна (yavna): “간다” -
과거 시제: -сан/-сэн/-сон/-сөн (완료 의미 포함)
явсан (yavsan): “갔다” -
미래 시제: -х
явах (yavah): “갈 것이다”
3.2 상(Aspect) 표현
몽골어는 동작이 진행 중인지, 이미 완료되었는지, 습관적으로 반복되는지 등을 다양한 접사나 보조적 표현으로 나타낸다.
-
진행상: -ж/-ч байна
уншиж байна (unshij baina): “읽고 있다” -
완료상: -чихсан
уншчихсан (unshchihsan): “이미 다 읽었다/읽어버렸다” -
습관상: -даг/-дэг/-дог/-дөг
уншдаг (unshdag): “읽곤 한다”
이 밖에도 ‘-аад’ 형태로 연속 동작을 표현하거나(예: уншаад “읽은 뒤”), 여러 보조 동사와 결합해 더욱 세밀한 상을 나타낼 수 있다.
4. 조동사 체계
몽골어에서는 조동사를 사용하여 동작의 가능성, 허용, 의무 등을 표현한다.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은 조동사들이 자주 쓰인다.
-
байх (baih): “있다/이다”
сууж байна (suuj baina): “앉아 있다” -
болох (boloh): “되다”
явж болно (yavj bolno): “갈 수 있다” (허가·가능) -
өгөх (ögöh): “주다”
хийж өгнө (hiij ögnö): “(남에게) 해 준다”
조동사 байх은 영어의 ‘be’에 해당하는 여러 기능을 수행하며, 진행상 표현(-ж байна)에서 함께 쓰여 동작의 진행 상태를 나타낸다. болох은 가능·허가·변화 등을 폭넓게 나타내고, өгөх은 앞선 동작을 ‘누군가를 위해 해 준다’는 의미로 만든다.
5. 부정문 구성
몽골어의 부정문은 특정 접사나 불변화사를 사용하여 구성된다.
-
-гүй (güi): 주로 동사·형용사 등을 부정
явахгүй (yavahgüi): “가지 않는다” -
биш (bish): “아니다”를 나타내는 독립적 불변화사
би биш (bi bish): “나는 아니다” -
бүү (büü): 금지를 나타내는 불변화사
бүү яв (büü yav): “가지 마라”
Би өчигдөр номын санд очиж чадаагүй.
(Bi öchigdör nomyn sand ochij chadaagüi)
“나는 어제 도서관에 갈 수 없었다”
- би (bi): 나는
- өчигдөр (öchigdör): 어제
- номын сан(д) (nomyn sand): 도서관(에)
- очиж чадаагүй (ochij chadaagüi): 갈 수 없었다
이처럼 -гүй와 같은 접미사형 부정, биш/bүү와 같은 불변화사형 부정, 그리고 가능·능력을 부정하는 чадахгүй(할 수 없다) 등의 표현이 다양하게 사용된다. 문맥에 따라 부정의 범위(동작 전체를 부정하는지, 주어·목적어를 부정하는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