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성, 선형성 등
행렬식은 행렬의 각 행(또는 열)에 대해 선형성을 가지며, 동시에 교대성을 띠는 다중 선형 함수(multilinear function)이다. 이 성질들은 행렬식의 계산과 해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행렬식이 선형변환에 의한 체적 변화나, 선형연립방정식의 해의 존재 여부를 결정하는 데 기초적인 도구로 작용한다.
구체적으로, 행렬식의 주요 성질은 다음과 같다.
정리 1. (행렬식의 교대성과 선형성)
\(A\)를 \(n \times n\) 정사각행렬이라 할 때, 행렬식 \(\det A\)는 다음 성질을 가진다.
- 교대성 (Alternating Property): 행렬 \(A\)의 두 행(또는 두 열)을 서로 교환하면, 행렬식의 부호가 바뀐다. 즉, 만약 \(A'\)이 \(A\)에서 두 행을 교환하여 얻은 행렬이라면, \(\det A' = -\det A\)이다. 그 결과, 만약 두 행(또는 열)이 동일하면 \(\det A = 0\)이다.
- 선형성 (Linearity): 행렬식은 각 행(또는 열)에 대해 선형 함수이다. 즉, 한 행이 두 벡터의 합으로 표현될 경우, 행렬식은 그 벡터 각각에 대해 행렬식을 전개한 합과 같으며, 또한 한 행의 스칼라 배는 그 스칼라를 행렬식에 곱한 것과 같다. 예를 들어, 행렬 \(A\)의 \(i\)번째 행이 \(c\,\mathbf{v} + d\,\mathbf{w}\)로 표현된다면, \(\det A\)는 \(c\)와 \(d\)에 대해 각각 전개되어 \(\det A = c\,\det A_{\mathbf{v}} + d\,\det A_{\mathbf{w}}\)와 같이 표현된다.
- 행 연산에 따른 불변성: 한 행에 다른 행의 상수 배를 더하는 기본 행 연산은 행렬식의 값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증명 스케치 먼저, 교대성을 살펴보자. 행렬 \(A\)의 두 행을 교환하면, 각 순열에 의해 행렬식을 정의하는 식에서 해당 순열의 부호가 반전된다. 그러므로 모든 항의 부호가 바뀌어, 전체 행렬식의 부호가 반전된다. 이로 인해 두 행이 같을 경우, 자신과 교환하면 부호가 바뀌면서 동시에 원래 값과 같아야 하므로 \(\det A = -\det A\)가 되어, \(\det A = 0\)임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선형성은 행렬식이 각 행에 대해 덧셈과 스칼라배에 대해 선형적임을 의미한다. 이는 행렬식을 순열을 통한 정의로 전개할 때, 각 행의 원소가 독립적으로 선형 결합을 이루는 구조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예를 들어, 한 행이 \(c\mathbf{v}+d\mathbf{w}\)로 표현되면, 그 행에 해당하는 항은 \(c\)와 \(d\)의 인수로 분리되어 계산되며, 이로써 전체 행렬식은 \(c\)와 \(d\)에 대해 선형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러한 증명 아이디어는 순열에 기초한 행렬식의 정의를 이용하여, 각 성질이 원소 수준의 기본 연산에서 자연스럽게 유도됨을 보여준다. 다른 증명 방법으로는, 행렬의 기본 행 연산(예: 가우스 소거법)에서 행렬식의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도 있다. 이 경우, 행 연산에 따른 행렬식의 변화 규칙을 이용하여 교대성과 선형성이 보존됨을 확인할 수 있다.
보기 1.
2×2 행렬 \[A = \begin{pmatrix} a & b \\ c & d \end{pmatrix}\]를 생각하자. 이때, 행렬식은 \[\det A = ad - bc\]이다. 만약 두 행을 교환하면, 행렬 \(A'\)는 \[A ' = \begin{pmatrix} c & d \\ a & b \end{pmatrix}\]가 되고, \[\det A' = cb - da = -(ad - bc) = -\det A\]가 되어 교대성이 확인된다.
보기 2.
2×2 행렬에서 한 행의 선형성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첫 번째 행이 \[ (a_1, b_1) + (a_2, b_2) \]의 합으로 표현된다면, 행렬식은 \[\begin{aligned}\det \begin{pmatrix} a_1+a_2 & b_1+b_2 \\ c & d \end{pmatrix} &= (a_1+a_2)d - (b_1+b_2)c \\&= (a_1d - b_1c) + (a_2d - b_2c)\end{aligned}\]
이므로, 두 부분 행렬의 행렬식의 합과 같다.
이처럼 행렬식의 교대성과 선형성은 행렬식 계산의 근본적인 특성이며, 이러한 성질들을 활용하면 행렬의 가역성, 행렬 분해 등 다양한 심화 주제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
전치행렬과 행렬식의 관계
전치행렬은 주어진 행렬의 행과 열을 서로 교환하는 연산으로, 모든 정사각행렬 \(A\)에 대해 전치행렬 \(A^T\)의 행렬식은 원래 행렬 \(A\)의 행렬식과 동일하다. 즉,
\[ \det(A^T) = \det(A). \]
이 성질은 행렬식의 순열을 통한 정의와 다중 선형성, 그리고 교대성의 기본 성질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행렬식은 각 행의 원소들이 특정 순열에 의해 곱해진 후, 그 부호를 고려하여 모두 합산되는 다중 선형 함수이다. 전치 연산은 단순히 행과 열의 위치를 뒤바꾸지만, 순열의 집합은 변하지 않으므로 각 항에 대한 곱과 부호 역시 그대로 유지된다.
정리 2. (전치행렬과 행렬식의 관계)
임의의 \(n \times n\) 행렬 \(A\)에 대해,
\[ \det(A^T) = \det(A). \]
가 성립한다.
증명 스케치 행렬식은 순열 \(\sigma \in S_n\)에 대해 \[\det A = \sum_{\sigma \in S_n} \mathrm{sgn}(\sigma)\,a_{1,\sigma(1)}a_{2,\sigma(2)}\cdots a_{n,\sigma(n)}.\] 전치행렬 \(A^T\)의 원소는 \((A^T)_{ij} = a_{ji}\)이므로, \(A^T\)에 대해 같은 순열 \(\sigma\)를 적용하면 \[ \det (A^T) = \sum_{\sigma \in S_n} \mathrm{sgn}(\sigma)\,a_{\sigma(1),1}a_{\sigma(2),2}\cdots a_{\sigma(n),n}.\] 순열의 집합은 원래와 동일하므로, 덧셈 순서와 곱셈의 교환법칙에 의해 두 식은 동일한 값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det(A^T)=\det A\)가 성립한다.
보기 3.
2×2 행렬 \(A\)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 A = \begin{pmatrix} 1 & 2 \\ 3 & 4 \end{pmatrix}. \] 그러면 전치행렬은 \[ A^T = \begin{pmatrix} 1 & 3 \\ 2 & 4 \end{pmatrix}. \] 행렬식 계산 결과는 \[\begin{gathered}\det A = 1\cdot4 - 2\cdot3 = 4 - 6 = -2, \\ \det (A^T) = 1\cdot4 - 3\cdot2 = 4 - 6 = -2.\end{gathered}\] 따라서 \(\det(A^T) = \det A\)임을 확인할 수 있다.
보기 4.
전치 연산은 행렬의 행과 열을 단순히 뒤바꾸는 연산이지만, 그로 인한 행렬식의 값은 변하지 않는다. 이는 행렬식이 순열에 기초한 다중 선형 함수로 정의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성질이다.
행렬식의 성질 증명
행렬식과 행·열 연산의 관계를 더 명확하게 증명해 보자.
정리 3. (행·열 연산과 행렬식의 관계)
임의의 \(n \times n\) 행렬 \(A\)에 대하여, 아래의 기본 행(또는 열) 연산이 행렬식에 미치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 행(또는 열) 교환: 두 행(또는 열)을 서로 교환하면, 행렬식의 부호가 반전된다. 즉, 만약 \(A'\)가 \(A\)에서 두 행(또는 열)을 교환하여 얻은 행렬이면, \(\det A' = -\det A\).
- 행(또는 열)의 스칼라 배: 행(또는 열)을 상수 \(k\)로 곱하면, 행렬식은 \(k\)배가 된다. 즉, 만약 \(B\)가 \(A\)의 한 행(또는 열)을 \(k\)배한 행렬이면, \(\det B = k\,\det A\).
- 행(또는 열)의 덧셈: 한 행(또는 열)에 다른 행(또는 열)의 상수 배를 더하는 기본 행 연산은 행렬식의 값을 변화시키지 않는다. 즉, 만약 \(C\)가 \(A\)에서 한 행(또는 열)을, 다른 행(또는 열)의 \(k\)배를 더하여 얻은 행렬이면, \(\det C = \det A\).
증명
1) 행(또는 열) 교환:
행렬 \(A\)의 두 행을 교환하여 새로운 행렬 \(A'\)를 얻는 경우, 행렬식의 순열 정의에 따르면
\[
\det A = \sum_{\sigma \in S_n} \mathrm{sgn}(\sigma) \prod_{i=1}^n a_{i,\sigma(i)},
\]
가 성립한다. 두 행을 교환하면, 각 순열 \(\sigma\)는 부호가 반전된 순열 \(\sigma'\)와 일대일 대응하며, \(\mathrm{sgn}(\sigma') = -\mathrm{sgn}(\sigma)\)가 된다. 그러므로 모든 항의 부호가 반전되어
\[
\det A' = -\det A.
\]
2) 행(또는 열)의 스칼라 배:
행렬 \(A\)의 한 행(예를 들어 \(i\)번째 행)을 상수 \(k\)로 곱하여 행렬 \(B\)를 만들면, \(B\)의 \(i\)번째 행의 각 원소는 \(ka_{ij}\)가 된다. 행렬식은 각 행에 대해 선형적(multilinear)으로 작용하므로,
\[
\det B = k \cdot \det A.
\]
이는 \(i\)번째 행에 포함된 모든 항이 \(k\)배로 확대되어 전체 합에 \(k\)가 곱해지는 효과를 나타낸다.
3) 행(또는 열)의 덧셈:
한 행에 다른 행의 \(k\)배를 더하는 연산은 행렬식의 선형성에 의해 변화가 없다. 구체적으로, \(A\)의 \(i\)번째 행을 \(\mathbf{r}_i\), \(j\)번째 행을 \(\mathbf{r}_j\)라 하고,
\[
\mathbf{r}_i \rightarrow \mathbf{r}_i + k\,\mathbf{r}_j,
\]
로 변경한 행렬 \(C\)를 생각해 보자. 행렬식의 다중 선형성에 따르면,
\[
\det C = \det(\dots,\, \mathbf{r}_i + k\,\mathbf{r}_j,\, \dots)
= \det(\dots,\, \mathbf{r}_i,\, \dots) + k\,\det(\dots,\, \mathbf{r}_j,\, \dots).
\]
그러나, \(\det(\dots,\, \mathbf{r}_j,\, \dots)\)는 \(i\)번째 행이 \(\mathbf{r}_j\)와 동일한 경우에 해당하며, 교대성에 의해 그 값은 0이다. 따라서
\[
\det C = \det A.
\]
이와 같이, 각 기본 행(또는 열) 연산이 행렬식에 미치는 영향은 순열 정의와 다중 선형성의 성질에서 직접 도출된다. 따라서, 두 행(또는 열) 교환 시 행렬식의 부호가 반전되고, 한 행(또는 열)의 스칼라 배는 전체 행렬식을 그 스칼라배만큼 확대하며, 한 행(또는 열)에 다른 행(또는 열)의 상수 배를 더하는 연산은 행렬식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성질들은 행렬식의 다중 선형성과 교대성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예를 들어, 행렬식의 정의에 따르면 각 행을 독립적으로 고려할 수 있으며, 한 행의 스칼라배가 전체 행렬식에 동일한 상수를 곱해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두 행의 순서를 바꾸면 각 항에 대해 부호가 반전되어 전체 합의 부호가 바뀌게 된다. 한 행에 다른 행의 상수배를 더하는 연산은 각 항의 합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행렬식의 값은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성질들을 이용하면, 행렬을 상삼각행렬이나 계단형(row echelon form)으로 소거하는 과정에서 행렬식의 값을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우스 소거법을 이용해 행렬을 상삼각형으로 변환할 때, 각 행 교환이나 스칼라 배 연산에 따른 보정 인수를 곱해주면 최종적으로 주대각선 원소의 곱에 의해 행렬식을 구할 수 있다.
보기 5.
3×3 행렬
\[ A = \begin{pmatrix} 2 & 3 & 1 \\ 4 & 1 & 5 \\ 7 & 2 & 6 \end{pmatrix} \]
를 생각해 보자. 만약 첫 번째와 두 번째 행을 교환하면, 새로운 행렬 \(A'\)는
\[ A' = \begin{pmatrix} 4 & 1 & 5 \\ 2 & 3 & 1 \\ 7 & 2 & 6 \end{pmatrix} \]
가 되고, 이 경우 \(\det A' = -\det A\)가 된다.
또한, 만약 \(A\)의 첫 번째 행을 3배하면, 새로운 행렬 \(B\)는
\[ B = \begin{pmatrix} 6 & 9 & 3 \\ 4 & 1 & 5 \\ 7 & 2 & 6 \end{pmatrix}, \]
그리고 \(\det B = 3\det A\)임을 알 수 있다.
보기 6.
행렬 \(A\)에서 한 행에 다른 행의 상수배를 더하는 연산은 행렬식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A\)의 두 번째 행에 첫 번째 행의 2배를 더한 행렬 \(C\)가 있다면,
\[ C = \begin{pmatrix} 2 & 3 & 1 \\ 4+2\cdot2 & 1+2\cdot3 & 5+2\cdot1 \\ 7 & 2 & 6 \end{pmatrix} = \begin{pmatrix} 2 & 3 & 1 \\ 8 & 7 & 7 \\ 7 & 2 & 6 \end{pmatrix}. \]
이 경우, \(\det C = \det A\)가 성립한다.
이와 같이, 행·열 연산이 행렬식에 미치는 명확한 효과 덕분에, 복잡한 행렬식을 계산할 때 각 단계에서 행렬식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 이러한 성질들은 행렬 분해, 가우스 소거법, 그리고 선형 시스템의 해법 등 다양한 응용 문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