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방정식에서 선형대수학의 활용

by Ariel Daley

선형연산자로서의 미분연산

미분연산(differentiation)은 미분방정식을 해석하는 중요한 도구이며, 동시에 선형대수학의 관점에서 선형연산자로 간주될 수 있다. 즉, 적절한 함수공간을 벡터공간으로 보았을 때, 미분은 두 가지 중요한 성질을 만족한다.

  • 함수의 합에 대한 선형성  (\(D(f+g) = D(f) + D(g)\)),
  • 상수배에 대한 선형성  (\(D(cf) = c\,D(f)\)).

이런 관점에서, 미분연산자 \(D\)는 “입력으로 함수를 받고, 그 도함수를 출력하는” 일종의 선형변환(Linear Transformation)으로 볼 수 있다. 선형대수학에서의 체계는 이러한 미분연산을 행렬과 유사하게 다룰 수 있도록 일반화하며, 미분방정식의 해를 구할 때 발생하는 여러 문제도 연립일차방정식 풀이와 유사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선형연산자로서의 미분연산

하나 이상의 미분방정식을 다룰 때, 미분연산자 \(D\)에 대한 문제를 \[ D(f) = g \]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고 하자. 함수공간 \(\mathcal{F}\)가 적절히 정의되어 있고(예: 다항함수 공간, 미분가능함수 공간 등), 그 안에서 \(D\)가 상기 두 성질(덧셈과 상수배에 대한 선형성)을 만족하면, 미분방정식은 연립일차방정식의 해법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예를 들어, 2차 미분방정식 \(\displaystyle D^2(f) + a\,D(f) + b\,f = 0\)는, 선형대수학의 관점에서 “미분연산자 \(D\)를 이용해 벡터공간 \(\mathcal{F}\)에서 일어나는 일차결합이 0이 됨”을 의미한다. 이는 해공간(solution space)을 벡터공간으로 다루며, 기본해의 일차독립성이나 차원 등의 개념을 적용할 수 있게 만든다.

보기 1.

다항함수 공간 \(\mathcal{P}_n\)을 생각하자. 이 공간은 차수가 최대 \(n\)인 다항함수를 원소로 가지며, 표준기저를 \(\{1, x, x^2, \dots, x^n\}\)으로 둘 수 있다. 미분연산자 \(D\)가 \(\mathcal{P}_n\)에서 작용할 때, \[ D(x^k) = k\,x^{k-1}, \] 로 정의되므로, \[ D(\alpha_0 + \alpha_1x + \cdots + \alpha_nx^n) = 0\cdot \alpha_0 + 1\cdot\alpha_1 + \cdots + n\cdot\alpha_n x^{n-1}. \]

이는 각 항에 선형적으로 작용하며, 계수(상수배)를 그대로 뽑아내고, 다항함수의 합에 대해서도 성분별로 독립적으로 동작한다. 결과적으로, 미분은 \(\mathcal{P}_n\)에서의 선형연산자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요컨대, 미분연산자가 선형대수학에서 말하는 “선형사상”의 정의에 부합한다는 사실은 미분방정식을 단순히 미적분의 도구로만 보지 않고, 벡터공간과 연산자의 관점에서 구조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한다. 이는 고차 미분방정식이나 연산자 미분방정식(operator differential equation) 등을 다룰 때, 선형대수학의 개념이 유용하게 쓰이는 중요한 이유이다.

고유함수와 미분방정식의 해

선형대수학에서 고윳값(eigenvalue)과 고유벡터(eigenvector)를 분석하는 방법은, 미분방정식을 풀 때도 유사하게 적용할 수 있다. 미분연산자 \(D\) 혹은 이를 포함한 선형연산자(예: \(D^2 + aD + bI\)와 같은 형태)에 대해, 그 연산자에 의해 자기 자신이 단순 배로 변환되는 함수를 고유함수(eigenfunction)라 부른다.

정의 1. (고유함수와 고윳값)

함수공간 \(\mathcal{F}\) 위의 선형연산자 \(\mathcal{L}:\mathcal{F}\to \mathcal{F}\)에 대하여, 어떤 함수 \(f\neq 0\)가 \[ \mathcal{L}(f) = \lambda f \] 를 만족하면, \(f\)를 \(\mathcal{L}\)의 고유함수(eigenfunction)라 하고, 그에 대응하는 상수 \(\lambda\)를 고윳값(eigenvalue)이라고 부른다.

미분방정식의 세계에서, 2차 상미분방정식 \(\displaystyle D^2(f)+aD(f) + b\,f = 0\) 등을 예로 들면, 이 연산자를 \(\displaystyle \mathcal{L} = D^2 + a\,D + b\,I\)라 보고, \(\mathcal{L}(f) = 0\)의 해를 찾는 과정이 고유함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을 살펴볼 수 있다.

  • 지수함수는 미분에 대한 대표적 고유함수
    \(\displaystyle D(e^{rx}) = r\,e^{rx}\)이므로, 미분연산자 \(D\)에 대한 고유함수는 지수함수 형태를 가진다. 따라서 상수계수 선형 미분방정식의 해를 지수형으로 가정하는 해법이 자연스럽게 정당화된다.
  • 고윳값 문제를 통한 해석
    예를 들어, 2차 연산자 \[\displaystyle \mathcal{L}(f) = f'' + \omega^2 f\]를 생각해 보면, \[\mathcal{L}(f) = \lambda f\]라는 고유함수 방정식은 사실상 \[\displaystyle f'' + (\omega^2 - \lambda)f = 0\]과 같은 형태의 미분방정식을 의미한다. 해공간의 구조와 각 해의 형태가, 고윳값 \(\omega^2 - \lambda\)에 따라 달라진다.

상수계수 선형미분방정식과 고유함수

상수계수 선형미분방정식 \[ a_n D^n(f) + a_{n-1} D^{n-1}(f) + \cdots + a_1 D(f) + a_0 f = 0 \] 은 연산자 \[ \mathcal{L} = a_n D^n + a_{n-1} D^{n-1} + \cdots + a_1 D + a_0 I \] 의 고유함수 문제로 볼 수 있다. 지수함수 \(f(x)=e^{rx}\)를 대입하면 \(\mathcal{L}(e^{rx}) = 0\)이 되어, 특성다항식(Characteristic Polynomial)을 푸는 과정과 동일한 해법이 성립한다.

즉, 선형연산자 관점에서의 고유함수 해석을 통해, 상수계수 선형 미분방정식을 푸는 전형적 접근(특성방정식 풀이)이 선형대수학에서의 고윳값·고유벡터 문제 해석과 구조적으로 동일함을 알 수 있다. 복소 고윳값이 등장할 경우에도, 이는 복소해를 통해 주기적 해석(사인·코사인 형태) 등으로 이어지며, 진동이나 파동 방정식의 해석과 직결된다.

보기 2.

2차 상미분방정식 \[ f'' + 4\,f = 0 \] 을 생각해 보자. 이 방정식을 \(\displaystyle \mathcal{L}(f) = D^2(f) + 4\,f\)로 간주하면, \(\mathcal{L}(f) = \lambda f\) 형태로 분리하여 고유함수·고윳값을 구하는 것과, 직접 \[ f'' + 4\,f = 0 \] 의 해를 구하는 과정이 실질적으로 같은 문제임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수형 해를 구하면 \[ f(x) = e^{rx} \;\Longrightarrow\; r^2 + 4 = 0 \;\Longrightarrow\; r = \pm 2i, \] 로서 복소 고윳값 \(\lambda = -4\) (즉, \(r^2 = -4\))에 대응하는 해가 등장한다.

실수해로 나타내면 \(\sin(2x), \cos(2x)\) 형태를 얻는다.

미분방정식을 선형연산자와 고유함수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많은 경우 전형적인 ‘고윳값 문제’가 되어 선형대수학의 도구를 적용하기에 용이해진다. 고유함수의 역할은 미분방정식을 풀 때, 다항함수 혹은 지수함수, 삼각함수 등 형태의 해가 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지를 설명하고, 더 복잡한 상황에서도 선형연산자의 스펙트럼(spectrum)을 통해 방정식의 해를 체계적으로 구할 수 있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