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명사와 관사
암하라어의 명사는 성(性)과 수(數)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문법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구별되며, 단수와 복수가 구분된다.
1.1. 명사의 성
암하라어 명사의 성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 남성 명사는 특별한 표지가 없다.
- 여성 명사는 보통 -it 또는 -t 등의 접미사를 갖는다.
- 일부 명사는 자연성(自然性)에 따라 성이 결정된다.
- astämari → astämarit “교사(남) → 교사(여)”
- hakim → hakim-it 또는 hakim-t “의사(남) → 의사(여)”
(여성형 접미사 -t만 붙는 경우도 있음.) - nägade → nägäd-it “상인(남) → 상인(여)”
- mägz → mägz-it “여행 안내인(남) → 여행 안내인(여)”
1.2. 명사의 수
복수형은 주로 접미사 -očč를 붙여 만든다. 단, 일부 명사들은 불규칙적인 복수형을 가진다.
규칙 복수형의 예
- bet → bet-očč “집 → 집들”
- mäs'haf → mäs'haf-očč “책 → 책들”
- hakim → hakim-očč “의사들”
불규칙 복수형의 예
- säw → säwoch 또는 hizbočč “사람 → 사람들”
- lǝǧ → lǝǧoč 또는 lǝǧäročč “아이 → 아이들”
1.3. 한정 표현
한정성(정관사 역할)은 접미사를 통해 표현된다. 한정 접미사 -u(-w)는 특정한 대상을 지칭할 때 사용된다.
- bet → bet-u “집 → 그 집”
- lǝǧ → lǝǧ-u “아이 → 그 아이”
- mäs'haf → mäs'haf-u “책 → 그 책”
1.4. 격의 표현
암하라어의 격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 주격: 무표지
- 대격: 접미사 -(ǝ)n
- 여격: 전치사 lä-
- 속격: 소유 표지 yä-
- lǝǧ-u mäs'haf-u-n anäbbä “그 아이가 그 책을 읽었다”
- lä-lǝǧ-u mäs'haf sät't'-äw “그 아이에게 책을 주었다”
- yä-bet-u bär “그 집의 문”
1.5. 소유 표현
소유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된다:
- 명사+명사: yä- 구문 사용
- 대명사적 소유: 소유 접미사 사용
- yä-hakim bet “의사의 집”
- bet-e “내 집”
- bet-ih “네 집” (남성)
- bet-š “네 집” (여성)
이러한 명사 체계는 셈어족의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면서도, 에티오피아 지역의 언어적 영향을 받아 독자적으로 발전해 왔다.
2. 동사 변화
암하라어의 동사는 셈어족 언어의 특징인 삼자음 어근(triconsonantal root) 체계를 따른다. 세 개의 자음으로 이루어진 어근에 모음과 접사가 결합하여 다양한 의미와 문법 기능을 표현한다.
2.1. 동사의 기본 체계
동사는 어근의 유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 Type A: 단순 어근형 동사 (가장 일반적인 형태)
- Type B: 첫 자음이 중복되는 동사
- Type C: 두 번째 자음이 중복되는 동사
- Type D: 약자음을 포함하는 동사
어근 sbr (깨다)의 활용 예
- säbbärä “깼다” (완료형)
- yǝsäbbǝr “깬다” 또는 “깨고 있다” (미완료형)
(미완료형은 현재진행형의 의미도 포함할 수 있음.) - yǝsäbr näw “깨고 있다” (현재진행형)
2.2. 시제와 상
암하라어 동사는 다음과 같은 시제와 상을 표현한다:
- 완료(Perfect): 이미 완료된 동작
- 미완료(Imperfect): 현재나 미래의 동작
- 진행형(Continuous): 진행 중인 동작
- 습관형(Habitual): 반복적이거나 습관적인 동작
동사 mät't'a (오다)의 시제별 활용 예
- mät't'a “왔다” (완료)
- yǝmät't'al “온다” (미완료)
- yǝmät't'a näw “오고 있다” (진행형)
- yǝmät't'a näbbär “오곤 했다” (과거 습관형)
2.3. 인칭과 성의 표지
동사는 주어의 인칭(1인칭, 2인칭, 3인칭), 수(단수, 복수), 성(남성, 여성)에 따라 변화한다. 이러한 정보는 접두사와 접미사의 조합으로 표현된다.
동사 säbbärä (깨다)의 인칭 활용 예
- säbbäräku “내가 깼다”
- säbbäräkä “네가 깼다” (남성)
- säbbäräš “네가 깼다” (여성)
- säbbärä “그가 깼다”
- säbbäräč “그녀가 깼다”
2.4. 파생 형태
기본 어근에서 다음과 같은 파생 형태가 만들어진다:
- 사동형: 다른 사람에게 행위를 하게 하는 형태
- 수동형: 행위의 대상이 주어가 되는 형태
- 상호형: 상호 간에 일어나는 행위를 나타내는 형태
- 재귀형: 자신에게 행해지는 행위를 나타내는 형태
동사 fällägä (원하다)의 파생형 예
- fällägä “원했다” (기본형)
- asfällägä “원하게 했다” (사동형)
- täfällägä “원해졌다” (수동형)
- täfällägä “서로 원했다” (상호형)
2.5. 부정과 의문
부정은 접두사 al- 또는 ay-와 접미사 -m을 사용하는 이중 부정 구조로 나타난다. 의문문은 어순 변화와 함께 특정 의문 표지를 사용한다.
- säbbärä “깼다” → al-säbbärä-m “깨지 않았다”
- yǝsäbbǝr “깬다” → ay-yǝsäbbǝr-ǝm “깨지 않는다”
- mǝn säbbäräkä? “너는 무엇을 깼니?” (의문문)
이러한 복잡한 동사 체계는 암하라어의 가장 특징적인 문법 요소 중 하나이며, 다른 셈어족 언어들과 마찬가지로 동사가 문장의 핵심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3. 대명사와 형용사
3.1. 인칭 대명사
암하라어의 인칭 대명사는 인칭, 수, 성에 따라 구분된다. 독립형과 접미사형이 있으며, 접미사형은 동사나 전치사와 결합하여 사용된다.
독립형 인칭 대명사 예
- ene “나”
- anta “너” (남성)
- ančī “너” (여성)
- ǝssu “그”
- ǝswa “그녀”
- ǝňňa “우리”
- ǝnnantä “너희들”
- ǝnnässu “그들”
3.2. 지시 대명사
지시 대명사는 거리(근거리/원거리)에 따라 구분되며, 수에 따라서도 형태가 달라진다.
- yǝh “이것” (근거리 단수)
- ya “저것” (원거리 단수)
- ǝnnäzih “이것들” (근거리 복수)
- ǝnnäziya “저것들” (원거리 복수)
3.3. 형용사의 기본 형태
형용사는 수식하는 명사의 성과 수에 따라 형태가 변한다. 기본적으로 명사 앞에 위치하며, 명사와의 일치가 필요하다.
- tǝllǝk' bet “큰 집”
- tǝllǝk'-u bet “그 큰 집”
- tǝllǝk'-očč betočč “큰 집들”
3.4. 형용사의 비교급과 최상급
비교급은 전치사 kä-와 함께 사용되며, 최상급은 hullu-m "모두"와 함께 사용된다.
- kä-ǝssu yǝ-bälallät' “그보다 더 크다” (비교급)
- kä-hullu yǝ-bälallät' “모든 것보다 크다” (최상급)
3.5. 소유 대명사
소유 대명사는 명사에 접미사를 붙여 표현한다.
- bet-e “내 집”
- bet-ih “네 집” (남성)
- bet-š “네 집” (여성)
- bet-u “그의 집”
- bet-äwa “그녀의 집”
- bet-aččǝn “우리의 집”
- bet-aččǝhu “너희들의 집”
- bet-aččäw “그들의 집”
3.6. 형용사의 파생
형용사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다른 품사에서 파생될 수 있다.
- 명사에 접두사 yä- 추가
- 동사 어근에서 파생
- 중첩을 통한 강조
- dǝngay “돌” → yä-dǝngay “돌로 된”
- k'äyyähä “붉어지다” → k'äy “붉은”
- t'ǝk'ur “검은” → t'ǝk'ur t'ǝk'ur “아주 검은”
3.7. 형용사의 활용
형용사는 서술어로 사용될 때 계사(copula)와 함께 활용된다.
- bet-u tǝllǝk' näw “그 집이 크다”
- bet-očč-u tǝllǝk'-očč näbbäru “그 집들이 크다”
이러한 대명사와 형용사 체계는 문장에서 지시와 수식의 기능을 담당하며, 암하라어의 풍부한 형태론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4. 문장 구조
암하라어의 기본 어순은 SOV(주어-목적어-동사)이다. 주어와 목적어는 동사 앞에 오며, 수식어는 일반적으로 수식하는 말 앞에 온다.
4.1. 기본 문장 구조
암하라어의 기본 문장은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진다:
- 평서문: 주어 + (목적어) + 동사
- 부정문: 주어 + (목적어) + al- 또는 ay- 접두사 + 동사 + -m 접미사
- 의문문: 의문사 + 주어 + (목적어) + 동사
기본 문장의 예
- lǝǧ-u dabbo bällä “그 아이가 빵을 먹었다”
- lǝǧ-u dabbo al-bällä-m “그 아이가 빵을 먹지 않았다”
- mǝn bällä lǝǧ-u? “그 아이가 무엇을 먹었나?”
4.2. 수식 구조
수식어의 위치는 다음과 같은 규칙을 따른다:
- 형용사는 명사 앞에 온다.
- 소유격 구문은 yä-를 사용하여 표현한다.
- 수량 표현은 명사 앞에 온다.
- tǝllǝk' bet “큰 집”
- yä-hakim mäs'haf “의사의 책”
- hulät betočč “두 집”
4.3. 복합문의 구성
복합문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구성된다:
- 연결 어미 -na 사용
- 종속절 표지 sǝl-, ǝnd-, b- 등 사용
- 인용절은 ǝndä- 또는 bǝlo 사용
- mät't'a-na hädä “그가 왔다가 갔다” (직역: 왔고 갔다)
- sǝl-mät'a ayyähut “그가 올 때 나는 그를 보았다”
- ǝndä-mät'a näggäräňň “그가 오라고 나에게 말했다”
4.4. 시제와 상의 표현
문장에서 시제와 상은 주로 동사의 활용을 통해 표현된다:
- ǝbällallähu “나는 먹는다” (현재)
- bällähu “나는 먹었다” (과거)
- ǝbällallähu “나는 먹을 것이다” (미래)
- ǝyyäbällähu näw “나는 먹고 있다” (현재진행)
4.5. 특수한 구문
암하라어에는 다음과 같은 특수한 구문들이 있다.
- allä- 구문: “가지고 있다”
- yǝ-...-all 구문: 습관적 행위
- -bbǝ- 구문: “~에서, ~에”
- mäs'haf allä-ňň “나는 책을 가지고 있다”
- tämari-w yǝ-mät'all “그 학생은 (항상) 온다”
- bet-u wǝst' allä-bbǝt “그는 집 안에 있다”
이러한 문장 구조는 암하라어의 교착어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접두사와 접미사를 통해 다양한 문법적 기능을 표현하며, 어순이 비교적 엄격하게 지켜진다는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