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r Things (2023, Yorgos Lanthimos) 이 영화는 인공지능에 물리적 신체를 부여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독창적인 시각에서 조명한다. ‘자아’라는 개념이 단순히 육체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소통과 내면의 성찰을 통해 형성됨을 시사하며, 인공지능이 자아를 확립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처음에는 피상적 관찰만으로 인공지능의 성장을 따라가지만, 이내 그것이 무의미함을 깨닫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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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속의 유령 (원종우, 내일을여는책, 2024) 이 책을 읽은 느낌을 한 마디로 쓸 수 있다. “세심하다.” 지금까지 인공지능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는 책을 읽다 보면 대체로 “너는 이걸 알아야 해” 혹은 “너는 내 의견에 동의해야 해”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 책은 잘 걷지 못하는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속도에 맞춰 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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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réversible (2002, Gaspar Noé) 설명 없는 역행 전개가 다소 불친절하지만, 적절한 불친절함이 오히려 영화의 매력을 높인다, 원래 우리 삶은 불친절하니까. 메인 캐릭터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같은 시선에서 촬영한 롱테이크 샷은 관객을 철저하게 관찰자로 만들면서도 스토리에 깊게 몰입하도록 만든다. 지나치게 폭력적이면서도 지나치게 현실적인 연출로 인하여 숨이 막힌다. 시작 후 24분 무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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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inity Pool (2023, Brandon Cronenberg) 비현실적인 이야기나 기묘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Mia Goth의 정신 나간 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내 얘기 아니다, 절대 아니다.) 충분한 인내심과 시간이 있고, 독특한 영화를 감상하는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다만, ‘기묘하다’라고 하기에는 서사가 예측 가능할 정도로 평범하고, “사회 문제를 예리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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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ller (2023, David Fincher) 제목과는 달리 액션 영화가 아니다. 처음 38분 동안은 플롯을 위한 설정, 그 후 80분 동안은 ‘킬러’의 여정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킬러’의 독백이 간간이 들려오고, 그 여백을 ‘이미지’로 채운다. 느긋하게 흘러가는 영상을 감상하는 맛이 좋다. 특히 ‘킬러’ 역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의 절제된 연기 덕분에 분위기에 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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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7일 수요일, Wednesday. 드라마 ‘Wednesday (Addams)’ 첫 번째 시즌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인 웬즈데이가 첼로를 연주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연주하는 두 번째 곡은 비발디의 사계 겨울의 1악장이다. ‘사계’는 비발디가 작곡하였으며, 1725년에 발표되었다. 오늘날 ‘사계’는 음악이 가진 무한한 표현력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소리를 음악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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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upon a time, in like, this teeny tiny town, right? It had this cool name, ‘Timeless’, and it was like literally frozen in time or something. The townsfolk were stuck in this loop of the same ol’ routine, day in and day out. Like, wake up, work, and th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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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심장이 자아내는 펄펄 뛰는 감정의 고동이자, 각자의 존재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성별과 성적 지향성, 인종과 국적, 종교와 직업, 심지어는 감각적 취향에 이르는 방대한 범위를 아우르며, 그 범위는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결정한다. 개인 단위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인정하는 일을 어떻게 실행할 수 있을까? 우리가 각자 가진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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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존재를 파악하는 데 있어 ‘관계’가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지. 인간은 관계를 통해 자기 존재를 인지한다. 가족과 친구, 가까운 타인과 먼 타인. 인간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세상에 대한 시각을 조절한다. 타인과의 소통 없이는 자신의 존재를 본질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타인과의 관계에만 집중하면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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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마을에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아름다운 별이 하늘에서 떨어진 것입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별은 곧장 연못에 빠져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빛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연못에서 별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아무도 그 별이 어디에서 왔는지, 왜 떨어졌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별이 연못에 떨어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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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체 프로젝트는 성적소수자 활동가이자 자긍심의 무지개를 고안한 길버트 베이커(1951~2017)를 기리며 만들어진 영문 서체 ‘길버트체(Gilbert Typeface)’의 한글판 서체입니다. ‘길벗체’라는 이름에는 길버트 베이커의 뜻을 잇는다는 의미와 동시에,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향한 여정(길)을 함께하는 ‘벗’의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Gilbeot Project 홈페이지 https://rainbowfoundation.co.kr/gilbeot 길벗체로 이미지 만들기 https://gilbeot.os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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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지지 않을 거예요. 할 만큼 했어요. 달라질 건 없어요. 그냥 놓아두겠어요? 그리 나쁘지 않을 거예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가라앉고 있어요. 애쓰지 말아요. 끌어당기지 말아요. 올라가고 싶지 않아요. 나를 모르잖아요.